꿈,견디기 힘든 /황동규 詩 그대 벽 저편에서 중얼댄 말 나는 알아 들었다 발 사이로 보이는 눈발 새벽 무렵이지만 날은 채 밝지 않았다 시계는 조금씩 가고 있다 거울 앞에서 그대는 몇 마디 말을 발음해 본다 나는 내가 아니다 발음해 본다 꿈을 견딘다는 건 힘든 일이다 꿈, 신분증에 채 안 들어가고 삶의 전부, 쌓아도 무너지고 쌓아도 무너지는 모래 위에 아침처럼 거기 있는 꿈 어려서부터 몽상가였던 난 을 그림으로 대신하곤 했었다. 누군들 꿈을 꾸어보지 않았으랴만 난 아직도 꿈에서 단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꿈을 꾸되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실행의 노력이 따르질 못했다. 노트의 남은 여백, 종합장,교과서의 가장자리.... 심지어는 누나들의 다 쓴 노트까지... 이 모든 것들은 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