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보다 낯선 사랑/♣나의 낙서 노트

나는 몽상가였다 ㅣCrystal Gayle - When I dreamㅣ꿈,견디기 힘든/황동규 詩

Blue 탁이 2018. 3. 25. 20:32

 

 

꿈,견디기 힘든

 /황동규 詩

 

그대 벽 저편에서 중얼댄 말
나는 알아 들었다

 

발 사이로 보이는 눈발
새벽 무렵이지만
날은 채 밝지 않았다

시계는 조금씩 가고 있다


거울 앞에서

그대는 몇 마디 말을 발음해 본다
나는 내가 아니다 발음해 본다

 

꿈을 견딘다는 건 힘든 일이다

꿈, 신분증에 채 안 들어가고

 

삶의 전부, 쌓아도 무너지고

쌓아도 무너지는 모래 위에
아침처럼 거기 있는 꿈

 

<2014.03.09 06:50 ㅣ알페지오 올림> 

 

어려서부터 몽상가였던 난 을 그림으로 대신하곤 했었다.

누군들 꿈을 꾸어보지 않았으랴만 난 아직도 꿈에서 단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꿈을 꾸되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실행의 노력이 따르질 못했다. 

 

노트의 남은 여백, 종합장,교과서의 가장자리....

심지어는 누나들의 다 쓴 노트까지...

이 모든 것들은 나에게 캔버스가 되어 주었고

내가 꾸는 꿈의 스크린이 되어 주곤 했었는데... 

 

난 그림만 그리는 건 재미가 없어서 그림에 맞는

글의 소재를 찾기위해 늘 골몰해야만 했었다.

하지만,

시골 구석에 좋은 소재가 있을 리는 만무

기껏해야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시행하던 사육신들의 시와

사행시, 교과서에 나오는 서정시, 서경시가 대부분이었는데

난 그마저도 항상 그림 위에 덧붙여서 나만의 화폭을 만들어 가곤 했었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소월님의 얄따란 시집 한 권을 얻게 되었는데... 

 

한동안 소월님의 시를 내가 그리는 그림에 옮겨 적곤 했었다.

언젠가 시간이 허락한다면

한 번쯤 해보고 싶었던 걸 난 지금 하고 있다. 

 

이런 시대가 올 줄은 전혀 예상할 수 없었지만 하얀 종이를 찾기 위해

 항상 골몰해야 했던 어린날의 갈망과는 달리 종이와 연필 그리고 붓은 아니지만

CG 기술을 통하여 이미지를 만들고 글의 소재를 좀 더 편리하게 공급받고 있는 셈이다.

지금도 난 이미지를 만드는 것보다는 이미지와 어우러질 글을 고르는데

심력을 소비하고 있는 편인데 내가 고심하며 찾아 헤매야 할 소스들이

글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지인들의 수고로 인해

조금은 편리하게 나의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어

항상 감사할 따름이다.

비록, 직접적인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그 어떤 보수나 물질적인 영리를

얻는 것은 아니라 해도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할 수 있는

지금의 내 삶에 감사한다.

 

그리고...

.......................

사랑한다.

 

2014.04.09 06:50 ㅣ블루 탁이'적다    

Crystal Gayle - When I 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