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호 136

그는 거기에 있었다/문성호 essayㅣ바비킴-회상(산울림 원곡)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그 옥상에는 족제비가있었다 저것은 분명 족제비가 맞다 고양이 인가 했지만 허리가 길다 하지만 쉽게 믿지 못하고 자꾸만 의심하는 것은 그게 있는 저곳은 내가 서 있는 건물 보다 한 층 낮은 건물의 옥상인것이다 그것도 도시 한 복판에 있는 건물의 옥상이기 때문이다 나는 재빠른 그 동물의 움직임을 열심히 눈으로 쫓으며 그게 분명 무엇인지를 다시 확인 하고 쌓여있던 물건들 틈으로 사라진 그 긴 허리의 동물이 족제비임을 확신하며 다 마신 종이컵을 쭈그러 뜨려서 휴지통에 던져넣고 복도 끝에 마련되어있는 휴게실에서 나왔다 본 사람이라고는 나밖에 없는 그것은 내가 입을 벌려 말을 하지않는 한 분명히 거기에 있었지만 또한 없는 것이다 침묵은 모두 금이라했던가 나의 침묵에 존재가 사라지고만다 갑자기 무거운 책임감이 엄습해온다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김재진ㅣKCM-안녕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 김재진 남아 있는 시간은 얼마일까 아프지 않고 마음 졸이지도 않고 슬프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온다던 소식 오지 않고 고지서만 쌓이는 날 배고픈 우체통이 온종일 입 벌리고 빨갛게 서 있는 날 길에 나가 벌 받는 사람처럼 그대를 기다리네 미워하지 않고 성내지 않고 외롭지 않고 지치지 않고 웃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까닭 없이 자꾸자꾸 눈물만 흐르는 밤 길에 서서 허염없이 하늘만 쳐다보네 걸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 따뜻한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나의 생애에 흐르는 시간들/박인환ㅣTanita Tikaram - I Might Be Crying/음악 제작 영상

나의 생애에 흐르는 시간들 나의 생애에 흐르는 시간들가느다란 1년의 안젤루스 어두워지면 길목에서 울었다 사랑하는 사람과숲 속에서 들리는 목소리 그의 얼굴은 죽은 시인이었다 늙은 언덕 밑 피로한 계절과 부서진 악기 모이면 지낸날을 이야기한다 누구나 저만이 슬프다고 가난을 등지고 노래도 잃은 안개 속으로 들어간 사람아 이렇게 밝은 밤이면 빛나는 수목이 그립다. 바람이 찿아와 문은 열리고 찬 눈은 가슴에 떨어진다 힘없이 반항하던 나는 겨울이라 떠나지 못하겠다. 밤새우는 가로등 무엇을 기다리나 나도 서 있다무한한 과실만 먹고 -박인환- 2014/11/09 18:24:16 알페지오'올림 몇일전부터 포스팅에 사용하는 이미지에서 액자를 빼고 해 보는데 가끔은 액자가 아무리 화려해도 답답하게 느껴질때가 종종... 간단..

흐릿한 그대의 기억/문성호 essayㅣ더 원 -사랑아(자체영상과 가수 소개)

흐릿한 그대의 기억 문성호 essay 당신을 생각하면 이제는 흐릿해서 교통사고 현장처럼 윤곽만 뿌옇게 떠오릅니다 인생에 몇 달이나 머물렀던 사람인데 밤마다 바람이 자주 불던 그 해 퇴근길에 데려다 주겠다며 내민 자전거 뒷자리에 처음 타면서 어딜 잡아야할지 어쩔 줄 몰라하던 손 당신을 태우고 가는 날 밤 불 던 그 바람의 온도도 다 생생한데 당신 얼굴은 생각이 안납니다 길에서 당신을 만나도 모르는 타인처럼 그냥 지나가겠지요 아니 위 아래 살면서 소음으로 미워했던 윗층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생은 늘 재미있고 무슨 일이든 자신있는 성격은 타고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젊음이라는 마약 때문이었다는 걸 지금은 알았습니다 중독에서 깨어난 세상은 화장도 안한 추하고 뻔뻔 한 얼굴로 팔짱을 끼고 내앞에 서서는 바닥이 ..

황학주-달강(본문중에서...)ㅣ등려군 鄧麗君/ 月亮代表我的心(월량대표아적심)

달 강 황학주 새벽녘 강을 비추는 달빛이 내게 있어 달강이라 하고 살이 아픈 곳 같은 곳을 흐르고 스미게 한다... 누군가의 눈앞을 지나간 새가 후루룩 가지에 앉으니이 밤 우리는 달강을 함께 볼 참이고우리는 깔린 눈 위의 달강 자국이라고도 하리라 구름의 숲이 몸을 열기 전에은빛 발굴자인 달이 고삐를 한 번 잡아채주려니

네가 너무 그리워/문성호 詩ㅣ네이쳐/너는 내 운명&선물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네가 너무 그리워 /문성호 초여름 단상 햇살은 점점 야물어져가고 바람은 달래듯 선선합니다. 그립지않니 그립지않니 문득 자판을 달리던 손을 멈추면 마음이 창문너머 달아나며 묻습니다. 그리워 네가 너무 그리워 눈길을 다시 떨구고 손을 바삐 움직입니다. 하루가 길고 느릿하게 구름을 너머갑니다. 성호의 싸이 미니 홈피#아비정전사랑은있다 사랑하는 친구 문성호'님의 시를 한 편 더 실어봅니다. 사람마다 어떠한 형이상의 가치나 존재에 대해서 느낌이나 와 닿는 감성이 제각각 다르겠지만, 난 이 친구의 글을 읽으면 무한한 감수성의 격정을 느낍니다. 이 친구의 글을 읽는 것이 너무 좋아서 사실 포스팅 하나 작성하는 것도 힘에 겨울때가 있습니다. 이 친구의 글을 유심히 탐독하기 전에는 이런 감성을 지닌 가슴이었는지 솔직히 ..

금장포크와 그녀의 곱은 손/문성호 essayㅣThe Carpenters-Yesterday once More

금장포크와 그녀의 곱은 손 /문성호 essay 상고를 졸업할 즈음 담임선생님이 불렀다 -넌 회사생활이랑 안맞아 다른길을 알아봐라- 나도 동의한다 그해 겨울 친구들은 대학에 간다 취업을 했다 들떠있는데 나는 친척이 하는 조그만 건축사무소의 사무실을 지키는 아르바이트를 하고있었다 하는일은 열쇠를 가지고 아침에 가서 열고 밤에 닫고 오면 되는 것이다 가끔 출근하는 친척인 사장에게 점심으로 삼선짬뽕을시켜주면 되었고 손님이 있건 없건 다방에서 커피를 시켜주면 되었다 커피를 가져온 사람은 아무리봐도 내 또래였다 사장방에 커피를 따라주고 나와서 남는다면 나한테도 따라주던 그녀의 손마디마디가 붉게 곱아 있었다 몇번 그렇게 커피를 시킬때마다 내몫의 커피를 챙겨와서 사장실에서 빈 잔이 나올때가지 멍하니 사무실을 둘러보던 ..

노을/이성복 詩 ㅣ듀드(DUDE)-삶의 끝에서(SBS 기획/폭풍속으로 ost)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노을 /이성복 당신이 마냥 사랑해주시니 기쁘기만 했습니다 언제 내가 이런 사랑을 받으리라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밥도 안 먹고 잠도 안 자고 당신 일만 생각했습니다 노을빛에 타 오르는 나무처럼 그렇게 있었습니다 해가져도 나의 사랑은 저물지 않고 나로하여 언덕은 불붙었습니다. 바람에 불리는 풀잎 하나도 괴로움이었습니다. 나의 괴로움을 밟고 오소서 밤이 오면 내 사랑은 한갓 잠자는 나무에 지나지 않습니다. 2014/11/07 02:36:52 하얀민트'님의 방송에 신청곡과 함께했던 꼬마셔츠'님이 올려준 이성복'님의 시를 담아봅니다. 요즘 새로운 포스팅에 올리는 시나 음악들의 연식이 제법 되었네요. 나름대로는 내가 상당히 진취적인 사람인것으로 알았는데... 그건 아마도 지나친 나에대한 자신감이었던 것 같습니다. 돌..

물고기 자리/문성호 Essayㅣ최진영(Sky)/영원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물고기 자리 성호 Emotional essay 나는 내가 돌맹이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격정에 뜨거워지지도 질투에 차가워지지도 않는 냇가의 매끈한 돌맹이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젊지않은 나이에 한 사람을 알게 되었는데 나는 내가 그렇게 뜨거워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런데 사랑은 마음이 아니라 타이밍이 라고 하데요 내곁으로왔다가 열리지않는 마음의 문앞에서 좌절하고 떠났던 사람들... 이제와서 그 사람들이 생각났습니다 어떤 삶을 살다 왔는지 그 사람 마음의 문은 굳게 닫혀있었고 나는 온몸으로 그 문에 부딪치다 나가떨어졌습니다 지금 나는 노인처럼 지쳤고 풀먹여 다린 듯 했던 마음은 엉망으로 주름져버렸지만 나에게 그런 뜨거움이 있다는걸 알게해준 그 사람이 고맙습니다 이제 나도 세상에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