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詩 60

나는 몽상가였다 ㅣCrystal Gayle - When I dreamㅣ꿈,견디기 힘든/황동규 詩

꿈,견디기 힘든 /황동규 詩 그대 벽 저편에서 중얼댄 말 나는 알아 들었다 발 사이로 보이는 눈발 새벽 무렵이지만 날은 채 밝지 않았다 시계는 조금씩 가고 있다 거울 앞에서 그대는 몇 마디 말을 발음해 본다 나는 내가 아니다 발음해 본다 꿈을 견딘다는 건 힘든 일이다 꿈, 신분증에 채 안 들어가고 삶의 전부, 쌓아도 무너지고 쌓아도 무너지는 모래 위에 아침처럼 거기 있는 꿈 어려서부터 몽상가였던 난 을 그림으로 대신하곤 했었다. 누군들 꿈을 꾸어보지 않았으랴만 난 아직도 꿈에서 단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꿈을 꾸되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실행의 노력이 따르질 못했다. 노트의 남은 여백, 종합장,교과서의 가장자리.... 심지어는 누나들의 다 쓴 노트까지... 이 모든 것들은 나에..

Hans Zimmer - Time (Inception 인셉션 ost) l인생의 오후/박정대詩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Hans Zimmer - Time (Inception) 타인의 꿈속에 침투해서 조정을 하거나 영향을 준다는 파격적으로 참신한 설정으로 헐리우드 최고의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주연으로 국내에도 개봉되었던 인셉션'의 메인 테마곡 타임인데... 영화의 설정이 꿈속이라서 그런지...아니면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 때문인지 어쨋든... 영화가 시작되면서 끝날 때까지 몽환적인 스크린'의 컨셉은 영화가 끝나고 일상에 복귀해서도 한동안 그 여운 때문에 몽환적인 착시를 겪었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보신분들은 다시 한 번 스크린을 압도하던 그 비현실적인 장면들과 사운드를 떠 올릴 수 있는 시간, 그리고 못보신분들에게는 영화의 맛보기 감상용으로 즐감하시기 바랍니다. 인생의 오후/박정대 울란바토르, 인생의 오후에 눈이 내린..

겨울시 모음 5/윤성택,천애경,류시화님 ㅣ 겨울 이야기/조관우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조관우-겨울이야기 쓰다만 편지/윤성택 벨에포크님이 작년 크리스마스 즈음해서 올려 주신 '윤성택'님의 "쓰다만 편지" "정말 어려운 경로를 통해서 드디어...벨에포크님의 사진을 입수 하는데 성공했습니다."위의 사진입니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일이 없을것이기에 안타깝지만 ...완벽하게 닮은 일본 배우의 사진으로 대신합니다.좋은시를 오랜기간동안 꾸준히 올려 주시고 계시는벨에포크님 복받으실겁니다. 감사합니다. 그리움 잔에는/천애경 승훈이님께서 올려주신 '천애경'님의 "그리움 잔에는..."이란 애틋하고 사랑이 가득 담긴듯한 고운 시입니다. 왠지 추운 겨울에 훈훈한 입김처럼 다가오는 시라서 가져왔습니다.포근한 겨울 되시길.......감사합니다. 바람의 찻집/류시화 몇시간째~ 일에 몰두하다가 슬쩍 한숨 ..

방문객/마종기 詩ㅣ터보/투나잇 Tonight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방문객 마종기 무거운 문을 여니까 겨울이 와 있었다 사방에서는 반가운 눈이 내리고 눈송이 사이의 바람들은 빈 나무를 목숨처럼 감싸안았다. 우리들의 인연도 그렇게 왔다. 눈 덮인 흰 나무들이 서로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다. 복잡하고 질긴 길은 지워지고 모든 바다는 해안으로 돌아가고 가볍게 떠올랐던 하늘이 천천히 내려와 땅이 되었다. 방문객은 그러나, 언제나 떠난다. 그대가 전하는 평화를 빈 두 손으로 내가 받는다. 담아준 님ㅣ2013.12.02/월 :20:32 벨 에포크 바쁜 하루 일과를 마치면 언제나 여유로움보다는 그 여유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라 안절 부절 할때가 있다. 그럴때면.... 가벼운 마음으로 게시판의 좋은 글들을 건성건성 읽어 보곤 하는데 그중에서 마음에 와닿는 글을 골라 나름대로..

살구나무 여인숙/장석남 詩ㅣ별,바람,햇살,그리고 사랑/김종국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살구나무 여인숙 장석남 마당에는 살구나무가 한 주 서 있었다 일층은 주인이 살고 그 옆에는 바다 소리가 살았다 아주 작은 방들이 여럿 하나씩 내놓은 窓엔 살구나무에 놀러 온 하늘이 살았다 형광등에서는 쉬라쉬라 소리가 났다 가슴 복잡한 낙서들이 파르르 떨었다 가끔 옆방에서는 대통령으로 덮은 짜장면 그릇이 나와 있었다 감색 목도리를 한 새가 하나 자주 왔으나 어느 날 주인집 고양이가 총총히 물고 걸어가는 것이 보였다 살구나무엔 새의 자리가 하나 비었으나 그냥 맑았다 나는 나왔으나 그 집은 그냥 맑았다 -제주에서 달포 남짓 살 때 -(시의 부제)/ 담아준 님ㅣ2016/01/16 ㅣ15:27:03 벨 에포크 ==========================================================..

표면들/장석주(백억년전에 당신은 어디에 있었나요?)ㅣ바비 킴/고래의 꿈

"표면들" - 장석주 지음 - 백억 년 전에 나는 어디에 있었는지 모릅니다. 잘 계시죠? 요즘은 허리가 불편해서 안성 황한의원에서 추나요법 치료를 받았어요. 수련이 피었네요. 지구에는 개구리비도 내린다는군요. 골반 뼈가 틀어진 건 나쁜 자세 때문이랍니다. 고래 떼가 왜 해안가에 몰려와 죽는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진주는 어디서나 반짝이고 침대 밑에는 먼지들이 솜뭉치처럼 굴러다닙니다. 비 온 뒤 느티나무 잎사귀에서 수천 물방울들이 편종처럼 쟁, 쟁, 쟁, 맑은 소리를 내는군요. 아침엔 고등어구이를 먹었어요. 당신이 보고 싶었던 적은 없었어요. 모닝커피는 쓰군요. 낮엔 활엽수림 속에서 마야코프스키를 읽었습니다. 작년의 청설모들이 머리 위로 날아다녀요. 오늘은 우편물이 없었지요. 그 어떤 책도 읽고 싶지 않아..

저녁 빛에 마음 베인다 /이기철 詩ㅣKCM/하루일기&설레임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이기철 詩 저 하루살이 떼들의 반란으로 하루는 저문다 나는 자줏빛으로 물든 이런 저녁을 걸어본 적 있다 강물이 잃어버린 만큼의 추억의 책장속으로 내가 그 저녁을 데리고 지날 때마다 낮은 음색의 고동을 불며 청춘의 몇 악장이 넘겨졌다 누가 맨 처음 고독의 이름을 불렀을까 적막 한 겹으로도 달빛은 화사하고 건강한 소와 말들을 놓쳐버린 언덕으로 불만의 구름떼들이 급히 몰려갔다 위기만큼 우리를 설레게 하는 것은 없다 깨어진 약속의 길들이 향수병을 터트리고 넘어진 빈 술병에는 서풍이 담겼다 저 집들에는 몇 개의 일락과 몇 개의 고뇌와 몇 겹의 희망과 몇 겹의 비탄이 섞여 있다. 거실에서는 덧없는 연속극들이 주부들의 시간을 빼앗고 이제 어디에도 고민하며 살았던 시인의 생애를 기억하는 사람이 없다 시간은 언제나 뭉텅..

산그늘에 마음 베인다 / 이기철ㅣ김인배-밤의 찬가&석양(카카오 영상)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애니메이션과 트럼펫 연주|김인배-밤의 찬가&석양 (두곡 콘티뉴) 산그늘에 마음 베인다 이기철 詩 햇빛과 그늘 사이로 오늘 하루도 지나왔다일찍 저무는 날일수록 산그늘에 마음 베인다 손 헤도 별은 내려오지 않고 언덕을 넘어가지 못하는 나무들만 내 곁에 서 있다 가꾼 삶이 진흙이 되기에는 저녁놀이 너무 아름답다 매만져 고통이 반짝이는 날은 손수건 만한 꿈을 헹구어 햇빛에 널고 덕석 편 자리 만큼 희망도 펴 놓는다 바람 부는 날은 내 하루도 숨 가빠 꿈 혼자 나부끼는 이 쓸쓸함 풀뿌리가 다칠까 봐 흙도 골라 딛는 이 고요함 어느 날 내 눈물 따뜻해지는 날 오면 나는 내 일생 써 온 말씨로 편지를 쓰고 이름 부르면 어디든 그 자리에 서서 나를 기다릴 사람 만나러 가리라 써도 써도 미진한 시처럼 가도 가도 닿지 못..

추억이라는 말에서는.../이향아ㅣ전람회(김동률)-기억의 습작 (영화 건축학개론 OST)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추억이라는 말에서는 이향아 詩 낙엽 마르는 냄새가 난다 가을 청무우밭 지나서 상수리숲 바스락 소리 지나서 추억이라는 말에서는 오소소 흔들리는 억새풀 얘기가 들린다 추억이란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 그래서 마냥 그립다는 말이다 지나간 일이여, 지나가서 남은 것이 없는 일이여. 노을은 가슴속 애물처럼 타오르고 저녁 들판 낮게 깔린 밥짓는 연기. 추억이라는 말에는 열 손가락 찡한 이슬이 묻어 있다. 담아준 님ㅣ2017/08/23 00:14:19 그대만의 모닝 내가 시를 좋아하긴 하는 것 같습니다. 그 나이가 되니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의 문상도 더러는 가게 되는군요. 양복 입을 일이라고는 예식장 갈 때와 장례식장 갈 때 뿐이므로 유행이 너무 지나가버린 곤색과 검은 양복 두 벌은 버리고 달랑 검정색 양복이..

감정의 고독 -박정대 詩 ㅣ김목경 - 멕시코로 가는 길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감정의 고독 박정대 거리에는 부드러운 바람이 불었다 나는 볼보 트럭을 타고 아주 먼 곳으로 가고 있었다 우주로 통하는 공중 전화 부스 앞에서 잠시 그대는 멈추어 서 있었다 와이셔츠 왼쪽 가슴께에 달린 주머니엔 고독이 가득하였다 그 주머니 안쪽에서는 아마 그대 심장이 뛰고 있었을 것이다 얇은 티셔츠 위로 보이던 목선과 턱선 다문입의 침묵이 얼굴의 배후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때 정면을 응시하던 눈동자는 무엇을 보고 있었는가 공중전화 부스의 수화기 너머론 무한을 향해 고독의 목화밭이 펼쳐져 있었다 그때 나는 어딘지도 모를 아주 먼곳을 향해 가고 있었는데 그대의 이름을 중얼 거렸는지도 모른다 녹색의 우주에 고요히 수놓인 그대 이름을 그렇게 나직이 중얼 거렸는지도 모른다 그때 거리에는 바람이 불고 있었다 담아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