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젊은날...그러니까 스무살때니까 1983년 되겠군요.
그 해에 많이 들었던 가수 김현준의 캠퍼스의 연인들을
건축학 개론이란 영상에 함께 담아 보았습니다.
전람회(김동률)의 굴직하고 성량이 풍부한 원래의 삽입곡이 있긴 하지만,
나름대로 이렇게 편집해보는것도 재미 있을것 같아서 시도해 보았습니다.
캠퍼스의 연인들을 지금까지 기억하고 계신 님들이 그다지 많진 않을겁니다.
레디오나 인터넷 방송에서도 들어 본 적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곡의 내력을 알면 그리 호락호락한 곡이 아닙니다.
일본 뿐만 아니라 세계에 한국 영상 사업이나 음반 시장이 거의 전무 하던 당시에
일본에서 열린 동경 FM가요제에서 금상을 수상(1983년)했던
대단한 곡입니다.
한때 대학가에서 유행하다가 반짝 하고 사라진 곡이지만,
사실은 민해경이 리메이크해서 불렀던 "내 인생은 나의 것"이나
아아, 대한민국보다 저력있는 곡입니다.
어차피 이 카테고리는 그냥 음악이나 올리는 자리가 아니고
타이틀 그대로 음악 이야기니까
저와 관계된 사연을 같이 올립니다.
레코드 가게뿐만 아니라 리어커 노점상에서도 비매품은 어떤곡이든
구하기가 어렵지 않을 때인데도
도무지 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곡입니다.
정식 앨범 출시가 안되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이곡을 FM 레디오에서 처음 들었고
어찌 저찌해서 간신히 여러 가수의 앨범이 같이 수록된
테잎을 구한 다음
메탈 공테잎에 다시 녹음해서 들었던 곡인데,
지금 생각하면.....
노랫말이 전혀 그 상황과 닮거나 유사한 구석이 없어 보이는데...
그 때는 꼭 내 얘기를 옮겨놓은듯한 착각에 빠졌었나 봅니다.
그래서 많이 들었던 곡인데......
어느 음악 싸이트를 다 뒤져봐도 음질 좋은 파일을 구하기가 힘들어서
삼십년이 지난 테잎 박스를 뒤져서 이 테잎을 찾아내긴 했지만,
데크가 없어서 레코딩에도 실패했네요.
그래서, 빗소리를 함께 우겨 넣었습니다.^^;;
나의 없던 컴플렉스가 정확히 시작된 싯점에서 들었던 곡이라
내게는 나쁜 의미든 좋은 의미든 스며있는 곡이라서
잊을 수가 없습니다.
없던 콤플렉스란....
내가 키가 작다는 것인데....
그날 그 사건 이전에는 키가 작다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지금이야 작은 키지만.....
우리세대에 174cm면 중간키 이상은 되었었고
선수(유도)생활을 할 때에도
키에 비해서 체급이 약간 높아서 그렇지(라이트급)
오히려 유도의 기술중에 꽃이라 할 수 있는 업어치기를 구사하는 데에는
상당히 용이한 신체적 조건을 가졌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사랑한다고 믿었던 여자와 굿나잇 키스를 하던 사람...의 키가
상당히 컸었는데...
그당시에는 엄청 크다는 사실 하나만 인지했지만
190cm남짓 되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여자 키는 164cm로 그당시에는 비교적 큰 키였음)
짙은색 청바지....
그리고 노란색 바탕에
벽돌색과 검정색 체크무늬 남방을 입었던
그 사람의 인상도 삼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왠일인지....몽타쥬를 그리라면 그대로 그릴만큼
선명하게 기억됩니다.
비교적 큰 얼굴에 유난히 하얀 얼굴,약간 나온 광대뼈
곱슬머리....작지만 날카로운 눈.....
보통 사람들보다 머리통 하나 이상이 큰 훤칠한 키....
그때의 충격 때문인지...나보다 키가 커서 그 남자를 선택했을거란
강박증이 생겼던것 같아요.ㅎ
사실은 그것 말고도 그 사람의 조건이 훨씬 좋긴했죠
병역을 마친 복학생에.....그 시대에는 만져 보기도 힘든
고급 승용차의 핸들을 잡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돈은 언젠가는 벌면 된다 생각 되었고
얼굴도 내가 나름대로는 더 잘생겼다는 착각을 했었지만,
키 만큼은 그 사람만큼 커질 자신이 없었겠죠....ㅎㅎ
어쨋든 그날 이후로
한동안 체크무늬 남방조차 입지 않았던건 사실입니다.
체크무늬 옷만큼 코디하기 쉬운 옷도 없는데....
여러색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어떤옷과 입어도 비교적 매치가 잘 되고 자연스러워서
어느 순간 부터는 다시 입기 시작했지만...
어쨋든 나에게 있어서는 없던 컴플렉스가 강하게 자리하기 시작한 시기에
즐겨 들었던 곡이기에 어떤곡을 들을까 찾아보는 와중에
눈에 띄면 한번쯤은 다시 들어보는 곡입니다.
즐감의 시간이 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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