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보다 낯선 사랑/♧나의 인생 메모

빨래를 널고서/이향아 詩ㅣ유년기 다다미방 빨래향기ㅣCarpenters - Top of the world 가사 + 해석 + 정보

Blue 탁이 2020. 5. 6. 07:10

 

 

 

빨래를 널고서

 

/이향아

 

 

 

빨래를 널었다
사지를 늘어뜨린
나의 육신을
청천에 표백하듯
내다 걸었다

 


항복하는 사람처럼
두 팔을 들고
사모하기에는
아직 눈부신 오늘은
해를 향해 가슴을 풀었다.

 


지금 나는 별로
큰 소원도 없고
그렇다고 흐느끼게
설운 일도 없지만
그리움을 알리는
하얀 깃발 하나는
마지막 별처럼
떠 있게 하고 싶다

 

 

빨래를 널었다
제풀에 마르는
들풀처럼 누워서
유순한 복종으로
흔들리고 싶다.

 

 

<2013.11.21 벨 에포크 올림>

 

 

 

이향아 님의 빨래를 널고서'는 개인적으로 좋아하기도 하고

나름대로의 특별한 사연이 있기 때문에

이미 두 번에 걸쳐 포스팅으로 올렸었지만,

제대로 정비하고 이미지를 업데이트해서 다시 올립니다.

 

시의 내용과는 상반되게도 처음 이 시를 대하면서

맑고 화창함 보다는 약간 음습한 날씨에 소나기가 내리는 장면이

자꾸만 떠 올랐습니다.

유년기에 겪었던 바로 그 기억 때문에...

 


나는 빨래... 하면 생각나는 아주 강한 기억이 있습니다.

어떤 불가항력의 힘이 내 머릿속에 이식해 놓은

가짜 기억 같기도 하고 꿈속 장면 같기도 한 유년기의 머나먼 기억이지만

확실한 건 실제로 잊히지 않는 향기로 남아있는 진짜 기억입니다.


나 어릴 적만 해도 일제의 잔재라 할 수 있는 일본 전통 양식의 다다미 집들이 많았습니다.

우선은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건물이 그랬고, 시골 파출소의 관사가 그러했습니다.

나무판자에 검정 기름 코팅을 해서 만든 목조 건물이 대부분인데...

짚을 압축 해서 돗자리처럼 짜서 방의 바닥에 까는 바닥재를 다다미라 부릅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였나...

순경이었던 부친을 따라 전학 온 친구가 살고 있던 지서 뒤편 다다미 집에
어느 소나기가 많이 내리던 날 비를 잠시 피하기 위해

친구가 잡은 손에 이끌려서 들린 적이 있었습니다.

 

미닫이 문을 옆으로 밀어 열고 거실에 들어서자
무슨 향인지 향긋한 냄새가 온 집안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곧바로 알게 되었지만, 그건 빨래를 삶을 때 나는 냄새였습니다.

둥근 조개탄 난로 위에 찜통을 얹었는데 그 찜통속에 향이 짙은

세재를 사용한 하얀 빨래들이 몽글거리는 김 속에

둥둥 떠 다니는 걸 보았는데...

그때 맡았던 빨래 삶는 냄새가 이상하게 잊히지가 않습니다.


잠시 후 그 애의 어머님이 다다미 거실에 그 빨래를 널었고
나는 실내 공기에 조금씩 흔들리는 그 하얀 빨래 밑에서
까무룩 팔을 베고 잠이 들었습니다.

잠결에도 그 빨래의 향기가 내게는 너무나 좋았습니다.
성인이 되어서야 사용해 본 세상의 그 어떤 향수보다도 강렬한...

 

 

 

한쪽 유리가 금이 간 거실 유리창 너머로는 빗줄기가 점점 거세게 퍼붓고 있었고,
찜통에서 모락모락 피어 나는 빨래 향기는 부드럽게 얼굴을 간지럽히고...

그것이 천국은 아니었는지...

 

그날 이후로 수많은 세월이 흘러 흘러 내가 서울에서 자치생활을 할 때에도
그때가 생각나서 비 오는 날 연탄 화덕에 빨래를 삶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에 맡아본 그 향기 그 느낌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빨래라는 단어가 일단 나오게 되면
눈이 시리도록 밝게 부서지는 햇살에 너울 거리는 빨래를 연상하기보다는
유년기에 다다미 방에서 맡았던 그 향기, 그 장면이 더 강하게
내 상상력과 그리움을 끄집어내곤 합니다.


아마도...
그런 연유로 인하여 빨래를 널고서'란 시를 포스팅하기 위해

처음 사용할 이미지를 만들 때
비와 관계된 이미지와 영상을 모았던 건 아닌지 추측해 볼 따름입니다.

 

그 친구...

일본 정통 방식의 다다미방으로 데려갔던 유년기의 그 친구는...

대전으로 고교를 진학한 후에 어머님의 귀띔으로 알게 되었지만,

마을 지서 뒷산 소나무에 목을 매어 자살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

그 소식을 내게 전해주시면서 덧붙였던 말씀도 선명하고 아프게 다가옵니다.

 

"자살도 집안 내력인 것 같더라, 첫째도 목매어 죽더니... 네 동갑인 셋째마저..."

 

그런 유년기의 기억은 하나의 작은 트라우마로 남아

아내가 빨래를 갤 때, 혹은 흰 빨래를 삶을 때...

그리고, 빨래를 소재로 한 이런 시'를 읽을 때

어김없이 떠 오르는 신비스럽기까지 했던 빨래의 향기...

그리고 아직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친구의 아픈 죽음이

깊은 각인으로 남아 있습니다.

 

 

 

<주석 글로 작성한 나의 글은 지금 적고는 있지만,

몇 년 전 단골로 찾아오셨던 한아영'님과의 댓글과 답글 중에 나눴던 내용을

골자로 다시 정리한 글입니다.>

 

Carpenters - Top of the world 가사 + 해석

 

Such a feeling's coming over me.
어떤 느낌이 날 감싸고 있어요.
There is wonder in most every thing I see.
내가 바라보는 모든 것들이 경이로워요.
Not a cloud in the sky, got the sun in my eyes.
하늘에는 구름 한 점이 없고, 내 눈에는 태양만 있어요.
And I won't be surprised if it's a dream.
그리고 그것이 꿈이라 해도 내게는 놀랍지도 않죠.


Everything I want the world to be is now coming true especially for me.
내가 세상에 바라는 모든 것이 특별히 나를 위해 실현되고 있어요.
And the reason is clear. It's because you are here.
그리고 그 이유는 분명해요. 바로 당신이 여기 있기 때문이죠.
You're the nearest thing to heaven that I've seen.
당신은 내가 보아왔던 것 중에 가장 천국과 가까운 것이에요.


I'm on the top of the world looking down on creation.
난 창조물들을 내려다보며 세상 꼭대기에 올라와 있어요.
And the only explanation I can find is the love,
내가 찾을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은 바로 사랑이에요.
that I've found ever since you've been around.
당신이 존재한 이후로 내가 찾아왔던 바로 그것.
Your love's put me at the top of the world.
당신의 사랑이 날 세상 꼭대기에 올려놓았어요.


Something in the wind has learned my name.
바람 속에 어떤 것이 내 이름을 알아냈어요.
And it's telling me that things are not the same.
그리고 그것이 내게 말해요, 모든 것이 이전과 같지 않다고.
In the leaves, on the trees and the touch of the breeze.
나뭇잎 속에도, 나무 위에도, 그리고 산들바람의 접촉에도.
There's a pleasing sense of happiness for me.
날 위한 즐겁게 하는 행복이 있어요.

There is only one wish on my mind.
내 맘에 오직 한 가지 소망이 있어요.
When this day is through, I hope that I will find,
오늘이 끝날 때, 난 찾기를 바라요.
that tomorrow will be just the same for you and me.
당신과 나를 위한 내일이 그저 (오늘과) 같기를.
All I need will be mine if you are here.
당신이 여기 있다면 내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은 내 것이 될 거예요.

 

 

 

카펜터스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은 님께서는 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약간의 추가된 정보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