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보다 낯선 사랑/♣나의 낙서 노트

바람의 강에서/탁이 詩 ㅣGeorge Baker Selection-Janeㅣ[번지점프를 하다] 영상 편집

Blue 탁이 2020. 4. 25. 14:56
<사용영상/번지점프를 하다ㅣ사용음악/George Baker Selection-Jane>

 

바람의 강에서

 

블루 탁이 詩

 

 

 

 

가끔은 세월의 강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본다

 

감정이 모두 메말라 버린

가짜 인연들과 억지스러운 숙명들이

혼잡스럽게 뒤엉킨 채

거침없이 흘러가는

세월의 강, 바람의 강...

 

여전히 거리를 지키며

손을 흔드는 가지가지마다

누구라도 느낄 수 있는

계절의 서글픔이 맺혀있다

 

끝내 등돌릴 수 없었는지

오래도록 가슴속 깊은 곳에

꼭꼭 눌러 속박해 놓았던

사랑 줄기 한 움큼을

농부의 김매기처럼 뽑아내어

한숨의 바람에 실려 보낸다.

 

요즘 들어 부쩍 자주 꺼내 들춰보는

하얀 글씨로 적혀있는 사랑의 감정서

 

하지만 언제나 결말을 읽어보기 전에

도둑질하다 들킨 양

화들짝 놀라며 재빨리 가슴속에

구깃거려 집어넣는다

 

생명을 끝내 움트지 못한

어린 씨앗이 지열을 삼키며

아픈 계절 속에 혼자 갇힌 듯

가슴 먹먹해져 오는 외로움...

 

그래도,

편안한 이 그리움이 감미롭다

숙련된 이 기다림이 풍요롭다.

 

<2019년 8월 30일 03시 00 '카카오 스토리'에 적다>

이미 등록된 시'지만, 알림글에 묶어서 사용했기에

낙서 노트에 독립시켜 재등록합니다.

 

나 혼자 알아보면 그것으로 만족한 시'입니다.

인생에 대한 회의와 갈등, 그리고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마주하게 된

만남과 인연들에  대한 모호한 지점을 재정비해 보는 과정에서

골격만 폰의 메모장에 적어 놓았다가 카카오스토리에 먼저 올렸었지요.

난해하고 알아듣기 힘든 넋두리겠지만,

난 비로소 이 시를 완성하면서 그동안 안갯속처럼 혼미하기만 했던

정신세계를 자기 성찰로 다잡았던 소중한 전환의 매듭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