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던 선술집에서
탁이 essay
건물과 건물 사이 투명한 재질로
지붕을 걸친 좁고 긴 선술집
수백 수천개의 빗줄기들이
지붕에 총알처럼 날아들어
으깨어지는 소리가
마치 비명처럼 가슴을 쿡쿡 찌른다
언제부턴가 대화를 멈추고
한손에 술잔을 든 채
지붕으로 달려드는 빗줄기를
감상하는 취객들의 모습이
어느 가난한 무명 화가가 잠시
붓끝을 멈춘 담채화처럼 이채로웠다
검은 하늘을 굉음과 함께 쪼개 놓는
푸른 번갯불에 놀라
술잔을 떨어뜨리고 나서야
술렁이는 술집 특유의 잡음이 시작되었다
나는 쓰나 마나 한 우산을 받쳐 들고
집에 들어와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소파에 등을 던지듯이 깊숙이 묻었다.
어제처럼 정지된 집안 공기에 섞여
뜻이 닿지 않는 취객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꿈결처럼 아득하게 들려올 때 즈음해서
별 하나 별 둘을 헤아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직도 창밖에 남아있는
빗소리를 찾아서 조용히 듣고 있다.
.
.
.
<2019년 8월 6일 오전 12:07 - 카카오 스토리'수정됨>
블로그뿐만 아니라 거의 온라인에 접속조차
잘하지 않고 지내던 저 기간에는
찾아오는 지인들이 쉬어갈 수 있을 정도만
카카오 스토리에 글을 올리거나
블로그에 올렸던 포스팅 중의 일부를 발췌해서
옮겨 담고는 했는데
위 글은 2012년 러브스토리'의 여성 CJ 하얀 민트'님을 위해
2012/08/12 02:29:14 취중 논객'이란 익명을 사용해서
즉흥적으로 게시판에 사연으로 적었던 글입니다.
카스에 옮겨 적으면서 약간의 퇴고를 병행하며 옮겼었는데
내가 참 많이도 좋아했던 마왕 신해철'의 곡을 배경음으로
함께 담아봅니다.
NEXT(마왕 신해철)/Here I Stand For You
예전에는 음악에 대한 정보, 가수나 연예인에 대해서도
많이 준비하고 공부도 했었던 것 같은데...
이젠 정말 늙었나 보네요.
이제는 머리가 빠개져서 한꺼번에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다 담지를 못하겠습니다.
이미 몇 해전에 팬들에게 안타까움과 슬픔을 남긴 채
떠나간 고 신해철'님을 이참에 한 번 더 상기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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