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그리고 어머니/2013.9.15 새벽 블루 탁이 적음
고향....
고향이란 단어를 마주하다보면
누구나 그만이 가진 고향에 대한 이미지나
각인되어진 기억이 따로 있겠지만
공통적으로 공유한 감정이라면 어머님을
빼놓고는 생각 할 수 없을것입니다.
어쩌면 고향의 가장 원초적인 어원이
어머니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 유난히 탈도 많았고
잔병 치례를 많이 겪었던 나로서는
어머니 등판이 병원에 가는 유일한 차편이었지요.
이렇다할 변변한 의료시설이 갖춰졌을리 없는
두메 산골이다보니
민간요법으로 해결 할 수 없는 병이 나면
펄펄끓는 나의 작은 몸을 들춰업고
삼십리나 떨어져 있는 읍내 병원으로
달려가곤 하시던 어머님의 거친 숨소리가
아직도 고향이란 의미속에 강하게 녹아 있습니다.
짐승도 꺼린다는 성황당 언덕배기에 올라
어머니 등판에서 내려다보던
쑥박골 보리밭에 파랗게 줄지어 피어나던 보리싹이
꼭 하늘만 같았던 어린 시절의 잔상....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돌아 오던길에
"아가야 조금만 걸어가지 않으련?"하시던
어머님의 부탁에
도리질로 야멸차게 거절하며
혹시나 정말 내려 놓을까봐
어머니의 앙상한 어깨를 더 꼬옥 부여잡았던 나...
그러한 어머니를 나는 아직 단 한번도
업어 드리질 못했다
돌이키지 못할 회한을 남길것을 알면서도
끝끝내 절제하고야 마는 "사랑"한단 그 말....
결국,
후회속에 고향보다 진한 그리움으로
가슴에 담고 살아야 할 아픔을 예견하면서도
아직도 못해본 그말.... 사랑한단 그말.....
.
"어머님 오늘도 많이 그립습니다!"
위 글은 지금은 '달보드레'방송국의 국장인 고요 박애경'님이
러브스토리 방송방에서 시제이를 할때
그녀의 방송 시간에 즉흥적으로 게시판에 적어
사연글로 사용했던 적이 있습니다.
나는...
블로그의 포스팅을 하기위해서는
이런 글을 적을 수가 없더군요.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떠 오르는 착상을
끄집어 내어 옮겨 놓는것은 하겠는데...
블로그의 쓰기를 누르면 무엇을 어떻게 적어야할지
엄두가 나지 않을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 연유 때문에 전에 적었던 글들...
즉, 재고품을 다듬어서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사연은 시제이 고요'님에게 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따로 준비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아무런 생각없이 일하면서 음악을 듣다가
청곡이나 해 볼까하고 게시판을 열고 들어가니
때마침 어머님에 대한 생각이 나서
사연으로 작성한 것이지요.
지금은 아니지만, 그 당시까지만해도
내가 사연을 올릴때는 레코딩도 거의 하게 되었는데...
나중에도 여러번 듣게 되었습니다.
감정이나 분위기를 잘 살려서 읽어주었다는 생각을
다시 들으면서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내 부모님의 연로하신 모습을 담은
사진을 포스팅에 올려 봅니다.
이 사진을 보게되면 자꾸만 목젖이 뜨거워져서
카톡에도 다른 어느곳에도 올리지않고
저장해서 들고만 다녔습니다.
우리님들...
난 이런말 할 자격도 없는 효행의 표본이 되지는 못하지만,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들을 자주 돌아보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 ... 노사연 (가사 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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