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보다 낯선 사랑/♥아름다운 동행

25시의 까페/성호'님의 1인칭 단편 ㅣCOLLECTIVE SOUL - Run 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Blue 탁이 2017. 9. 4. 08:36

 

25시의 까페 /문성호 단편 1인칭 연애소설
 

 

심야 까페의 주인인 그는 낮의 태양을 쐬어본적이 없는 것처럼
파리한 안색을 하고 있었다.

정신을 잃을 것 같은 허기로 무작정 들어간 그곳엔
한 대의 피아노가 카운터 정면에 놓여 있었다

 

마치 홀리기라도 한듯 까만 윤기가 흐르는

피아노 뚜겅을 열고 주저없이 연주를 시작했다.

내 연주가 맘에 들었던 것일까
그 까페의 주인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나에게 먹을 것과 일자리를 주었다.

그리고 안락한 잠 자리도...


물론 흔쾌히는 아니었지만
스토커처럼 따라간 그의 아파트에서
함께 생활 하는걸 묵인해 주었다

 

몇 일 지나지 않아 변덕과 게으름을 피우며
일하러 나가지도 않고

아파트에서 뒹굴 거리고 있는 나에게
싫은 소리 한 마디 건네지 않는 그...

 

따뜻한 햇살이 비쳐드는 거실 바닥에 누워
연습용 전자 건반을 건드려 본다.

 

이제는 끝난것인가 나의 자만, 나의 재능
너무나 쉽게 꺽인 천재성...

 

뻔뻔스런 동거가 수 개월이 지나가도록
그는 아무것도 묻지않았다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얄미워 질 때면

떠날 것이라고 으름짱을 놓곤 했는데

그럴때마다 그는 

사랑에 잔뜩 굶주린 사람의 얼굴로
고독해질 예감에  겁먹은 표정을 애써 감추면서도
곁에 있어달라는 말은 죽어도 하지않는
고집스러움으로 뒷모습을 보였다.

 

조금 괴롭혀 주고 싶은 마음에
그의 마음을 모른척 무시하고 싶을때도 있지만
어쩔수 없는 연민...

이젠 그를 많이 사랑하니까


그를 잠시라도 외롭게 하거나
조금이라도 슬프게 하고싶지 않으니까...

 

 

사랑해...
요리에 열중하고 있는 그의 귀에 속삭여 주었다
발갛게 달아오르는 뺨

바보같은 고집스러움...

 

 

 

그의 변:
그날밤 제멋대로의 엉터리 연주였지만
나의 음률은 그의 마음을 움직였었나보다

지루할 정도로 긴긴 시간동안 닫혀있던
견고한 내 마음의 성벽을 부수며  밀물처럼 밀고 들어온다
그의 감정이..


지독하리 만큼
이기적인 슬픔이...


2004.08.21 04:00 문성호'님의 [나의 일기장]에서

 

 문성호'님의 창작 단편 1인칭 소설'을 포스팅에 담아 봅니다.

일하랴 공부하랴 바쁜 와중에도 틈틈히 내 블로그에

많은 도움을 주신 감사한 님이기도 하지만,

오랜 세월을 함께 해 온 문우'이기도 합니다.

 

몇 일 전부터 문성호 작가님의 미니 홈피에 발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참신하고 기발함이 넘치는 글들이 오래도록 방치?되고 있더군요.

그리고, 새삼 그곳에서 알 수 있었던 건...

 

눈에 보여지는 것만을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는 오류를 범해선

안된다는 생각을 다시 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사랑의 감정으로 겪게되는 애틋하고 다양한 심리 묘사,별리와 그리움...

내 선입견으로 굳어졌던 그냥 순수하고 단순한 사람일 뿐일 것이라는

그릇되게 자리한 편견들이 작은 충격과 함께

산산히 조각나며 깨어지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정말 빼어난 글들은 왜 꺼내지 못했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음방 게시판(러브스토리)에 올리기에는 문학적인 성향이

너무 강한 것들이었을 것입니다.

어쨋든 나는 금맥을 찾은 광부처럼 행복합니다.

 

북한의 무분별하고 위험한 핵실험으로 뉴스마다

인터넷 기사마다 뜨겁게 달아 오르는 바람에

많이들 놀라셨을 것이고 걱정도 많이 하셨을 텐데...

 

잠시라도 걱정을 풀어놓고 앉아 음악과 짧지만 왠지 아득한 몽환에 젖어들게 하는

문성아 작가님의 짧막한 단편 글과 함께 쉬어가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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