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보다 낯선 사랑/♧나의 인생 메모

그래서/김소연 ㅣ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른한 고독과 그리움과 슬픔없이 서글퍼지는 최고의 시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Blue 탁이 2017. 4. 6. 15:32

 

그래서 /김소연 詩

 

 

잘 지내요,

그래서 슬픔이 말라가요

 

내가 하는 말을

나 혼자 듣고 지냅니다

 

아 좋다, 같은 말을 내가하고

나 혼자 듣습니다

 

내일이 문 바깥에 도착한지 오래 되었어요

그늘에 앉아 긴 혀를 빼물고

하루를 보내는 개처럼

내일의 냄새를 모르는 척 합니다

 

잘 지내는 걸까 궁금한 사람  하나없이

내일의 날씨를 염려한 적도 없이

 

오후 내내 쌓아둔 모래성이

파도에 서서히 붕괴 되는 걸 바라 보았고

 

허리가 굽은 노인이 아코디언을 켜는 걸

한참 들었어요

 

잠에서 깨어난 아침마다

검은 연민이 몸을 뒤척여 죄를 통과합니다

 

바람이 통과하는 빨래들처럼

슬픔이 말라갑니다

 

잘 지내냐는 안부는 안 듣고 싶어요

안부가 슬픔을 깨울 테니까요

 

얼마전부터 블로그내의 시나 글중에서 엄선하여 새로운 카테고리에

다시금 정리해서 옮겨 적고 있는데...

문득, 그렇다면 내가 이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는 어떤 것일까...

 

뭔가를 생각해내거나 결정함에 있어서 이토록 쉽게 풀려가는 일이

내 생애에 있었는지...과연 단 한 번이라도...

 

그건 당연히 김소연'님의 '그래서'였습니다.

가장 많이 읽었고,이제는 읽을 필요도 없이 외워버린 시...

 

대다수의 사람들이 말들 하지요?

유행가를 들으면서...저 가사 내용이 꼭 내 얘기 같다.

그럴리야 있겠으랴만,그런 연유로 그 곡을

더욱 좋아하게 되는 경우가 있겠지요.

시도 그러할겁니다.

시인이나 작가의 체험에서 비롯된 자서전적 실화 혹은

상상이 단 몇 줄의 시로 옮겨 갔다 하여도

그 시나 글을 대하는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천차만별

다른 입장의 감동을 얻을 것입니다.

 

내가 이 시를 좋아하는 것은,

저 몇 줄 안되는 이야기가 내 얘기 같아서가 아닙니다.

 

처연하리만치 서정적이면서도 무겁지 아니하고

그보다 중요한 건 딱히, 슬픔 사연이 깃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그립고 또 그립고 그립기에 목젖에

쓴내가 걸릴 정도로 슬프고 고독한 시입니다.

 

시의 내용이 어렵지도 않습니다.어찌 보면 단순히 눈에 보이는

풍경들을 나열하고 묘사한 것 뿐이에요.

넉두리 하듯이...

추상적이지도 않고,그다지 형이하학적인 공식도

가미되어 있지 않아요.

 

눈에 보이는 나른한 풍경들...

시간과 시간 사이를 오가는 공간을 타고 흐르는 그리움,그리움.....

체념했기에 달관했다기 보다는 그러하기에 더더욱 간절한...

곱씹고 되씹어도 정말 좋은 시라는 생각을 쭈욱 해 왔던차에

이미지와 분위기를 다시 정비해서 올려 볼 생각입니다.

오늘은 밤샘 작업을 하고 좀전에서야 귀가했기 때문에

얼른 씻고 자야해서 이거저거 믹스해서 포토샾을 간단히 해 버렸지만,

내가 좋아하는 만큼 좀더 투자를 하고 공부해서 포스팅에 담아볼 계획입니다.

그리고,

정말 내게 맞는 좋은 시를 알게해 주신 님(벨에포크)께

감사의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Zamfir Greatest Hits | Best Of Gheorghe Zamfir 

 

 

 

 

 

위 이미지를 위해 포토샵에 사용했던 내 사진입니다.

2011년 야근하고 나서 이마트에 다녀오던 길에 셀카한건데...

난 그닥...괜찮다고 생각을 못했는데...

카톡에 올렸던 이 사진을 보고,난리난리 치던 예쁜 여성분이

있었뜨랬지요.....앵....ㅎ

그래서 그 즉시 카톡에서 내린후 수년간 잊고 있던 차에

갑자기 생각이 나서 포토샾에 불러들였습니다.

사람들이 왜 칼라를 흑백으로 바꾸는지 알것  같아요.

 

핸디캡을 하나라도 없앨 수가 있어서겠지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사실,

너무 많은 것을 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주 먼 옛날 고대시대 까지는 물속이나 동경을 보면서

자신이 그렇게 생긴 줄 알았겠지요.

흐릿해서 점이나 기미 ...이런건 잘 안보였겠으니 ...

 

그러다 흑백 TV,칼라 TV,요즘은 땀구멍속에 들어있는

미세먼지 조차 보일정도의 고해상도 TV,

어디까지 갈것인지...멈출 기미가 보이질 않네요.

 

난, 살아가면서 너무 많은것은 보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냥 눈앞의 것 정도만 인지하고 살아갈 생각입니다.

노안이 되면서 먼곳은 거의 볼 수가 없게 되었지만,

가까운 곳은 오히려 더욱 선명하고 잘 보이게 된

특이한 안구 구조의 형성도 어쩌면 그런 운명을

이미 예견한 안배는 아니었는지...

너무 졸려서 횡설수설.......

고운 시간들 되셨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