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보다 낯선 사랑/♧나의 인생 메모

구름속의 산책 / 사랑하는 아이들과...

Blue 탁이 2014. 3. 30. 22:13

 

 뭔가를 보고 있는것 같지만....이녀석(짱이)....두 눈이 안보여요

 강아지와 산책하는 어느 부부에게 부탁해서 담은 스냅

잠시도 가만히 있을 줄 모르는 말썽장이 탐이....그래서 잠시 나무에게 감시 요청^^....

 

오늘은 식구중에 두 녀석을 인사 시키려고 해요

맨위에 안고 찍은 녀석....

6년전에 집앞에서 배회하던 유기견 출신인데...

 

꼴이 말이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목욕 시키고 그당시 쪼꼬가 먹는 밥 나눠주고

다음날 일찍 동물병원 데려 갔는데

무좀에 피부병에 신경쇠약에 ...지저분한 병은 다 들고 다녔더군요.

 

영악한 놈이라서 사람들의 완력이 닿는곳을 피해서

주차장이나 낮은 건물의 옥상에서 생활 했었던것 같습니다.

 

정확히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지만

길을 잃고 방황한지가 한달은 더 된것 같았어요.

미용상태나 기타 여러가지 신체 정황으로 봤을때 그렇다는 거지요.

 

대충 응급 처치를 끝내고 까페 몇 군데에 혹시 주인이 찾지 않을까해서

사진과 함께 사연을 올렸는데...

 

주인에게서는 연락이 오질 않고

이상한 사람들이 달라고 하더군요.

 

불안하기도 하고...혹시 안좋은데로 가는게 아닌가해서

그냥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시츄는 선천적으로 눈 질환이 많은 종이에요

6년동안 지루성 피부병을 달고 살아서

약을 이틀에 한 벌 꼴로 복용시키며 살아왔는데...

 

반려견이나 애완동물 키워 보신분들은 잘 알고 계시겠지만

병원비가 장난 아니에요...의료보험이 안되니까요

 

그런데 그마저도

작년 말 부터 왼쪽 시력에 문제가 생기더니

결국은 시력을 모두 잃게 되고 남은 오른쪽 눈마저 두어달 전부터

완전히 시력을 잃었답니다.

 

그래도 너무 기특한 녀석인게

대소변을 단 한번도 실수를 하지 않아요

꼭 높은 화장실 문턱을 더듬고 넘어가서 일을 보거든요.

 

앞이 안보이니까...사소한것들도 피하지 못해 망막을 자주 다치게되고

그래서 염증이 생기고....병원 문턱을 멀리 하기가 힘들지만

오랜동안 정든 녀석이라 함께 가고 있는 식구중에 하나 짱이입니다.

 

맨 밑에 얄밉게 생긴 아메리칸 코카스파니엘은 타미인데

정말 말썽 꾸러기지만 그러하기에 존재감을 항상 느끼게 해주는 뇬입니다^^

 

힘든 시기에 나의 친구가 되어 언제나 곁에 있어주었던...

쪼꼬를 희귀병으로 잃고 나서.....

 

하루하루의 상심과 그리움을 견뎌내기가 너무나 힘이들어

멀리 일산까지 가서 입양해 온 뇬이에요

 

도데체 쪼꼬와는 닮은 구석이 한 군데도 없는데

그것도 인연인지...인터넷 까페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서

자꾸 쪼꼬와 오버랩이 되어서 참을 수가 없더군요

분양하는 곳에 전화를 해 보니까

이미 분양이 끝났고 내일 데리러 올거라길래

울다시피하며 사정을 했는데....마침 입양하기로 한 사람이

학생이라서 주인도 찜찜했나봐요

입양하기로 한 학생을 직접 만나서 얼르고 달래길 여러 시간...

 

그런 우여곡절끝에 데려와서 키운지 4년이 조금 넘었네요

처음에는 이름을 바꿔 볼까도 생각했지만

이녀석의 본주인(싱글맘이었음)이 이녀석을 데려올때

육아 일기(생일이나 특성을 꼼꼼히 메모)도 함께 주었는데

그것을 읽고나니 도저히 이름을 바꿀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원래 주인이 붙여준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어요.

 

내게는 식구 이상으로 정말 소중한 애들입니다.

오늘 개나리와 벚꽃도 볼겸해서

 

가까운 안양천에 산책을 나갔다 왔어요.

산책을 너무나 좋아 하는 녀석들이다보니

계단이나 장애물이 많은곳...사람들의 왕래가 번잡한데서는

짱이를 안고 타미를 이리저리 얼르며 조금은 벅찬 산책을

무사히 마쳤답니다.

 

벚꽃이 보기 좋을 만큼 피었고 몇일 후면 흐드러지게 전성기를 뽐낼것 같았구요

개나리가  안양천의 산책로 곳곳을 샛노랗게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언제나 사진을 찍을때면 타미가 모델이 되었었지만

우리 짱이하고 오늘은 꼭 같이 찍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해심이 많을것 같은 행인을 찾아 두리번 거리다가

강아지와 동반산책을 하는 어느 젊은 부부에게

정중히 부탁해서 간신히 찍었는데....ㅎㅎ

 

왜 뒤로 찍느냐구 묻더군요....ㅎㅎㅎ

그래서 쓸곳이 있어서 그런다고 대충 얼버무리고 나서 돌아오는 길....

그동안 누적된 일때문에 지친 심신이 맑아지는듯 상쾌 했습니다.

 

삶이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