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앞쪽에는 서해 바다가 긴 갯벌과 함께 펼쳐지고
마을의 뒷쪽은 낮은 구릉 산지가 감싸고 있는
어촌과 산촌을 병행한 작은 마을
연중에 먹거리가 가장 풍성한 날이라곤
추석과 설 그리고 동네 어르신들의 회갑잔치가
전부라고 해도 좋을 만큼
사는것이 그리 녹녹치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이 마을이 추석 차례 준비에 한창이던 어느날
그나마 번화가?인 아랫마을이 갑자기 술렁대기 시작했다
이유인즉슨,
호랑이 박제를 가지고 이상한 사진사가
갑자기 출현 했다는데
다들 기념 사진과 가족 사진을 찍느라고
난리 법석들을 치기 시작했드랍니다.
쟁기로 밭을 갈고 계시던 아버님도
갑자기 나를 안고 아랫마을로 뜀박질을 했고요
그리고
다른 마을 사람들처럼 박제동물에 걸터 앉아
흑백 사진을 찍으셨습니다.
그게 바로 위의 사진인데....
몇 년인가 지나서
그 사진사가 간첩 혐의로 체포 되었다고 합니다.
박제된 동물의 뱃속에
무전기,난수표,권총,각종 첩보 활동에 필요한 재료들을
숨기시고 팔도를 순방하셨답니다.
그 당시만 해도
간첩 만들기를 워낙에 좋아하던 시대다보니
진실의 여부는 사실 아무도 모릅니다.
나중에 어느정도 철이 들고 나서
사진첩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박제된 동물이 호랑이 같지는 않고
표범으로 보이네요.
어찌됐든
저 남파간첩 사진사가 우리 마을에
때맞춰 나타나주지 않았다면
나는...돌 사진도 못 건질뻔했네요^^
지금은 많이 노쇠해지신 아버님...
전에는 주로 못생긴 내 얼굴 살피느라
아버님은 본적이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나를 안고 계시는 아버님만 보게 됩니다.
저때는 젊고 힘이 넘치셨을 텐데.....
<바다가 사라지기 전의 아름다운 서해바다에서 고교2년 여름방학때>
지금은...태안군,당진군, 서산군의 바다가 간척 사업으로 사라진지 이십년이 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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