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보다 낯선 사랑/♥아름다운 동행 311

쓰다만 편지/윤성택ㅣ신해철 -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1991年)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쓰다만 편지 윤성택 주전자가 열기를 밀어 올리며 달그락거린다 넘칠 듯 넘치지 않는 생각들 물 끓는 소리가 고요한 방안을 적신다 한쪽으로 몸을 내맡긴 풀들과 나무 바람에 날리는 잎새들, 닫힌 유리창 밖에서 웅웅- 소리가 들린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저녁, 문득 첫눈이 보고 싶다 하얀 오선지 위 빽빽이 채워진 악보처럼 하늘을 뒤덮으며 까맣게 내리는 연주곡 같은 눈을 보고 싶다 한점 노란 가로등 아래 기다릴 사람 있다면 내가 켠 성냥 따뜻한 손바닥으로 바람 막아줄 이가 있다면, 주전자 뚜껑을 비스듬히 열어놓고 커튼을 닫고 그대에게 쓰다만 편지를 생각한다 잔기침이 난다 =================== 소향 - 오직 단하나 =================== 겨울 난로위에서 뜨거운 김을 뿜고있는 주전자는 그곳..

투와레그족의 인사법/이건청ㅣKheops - Tribute To The Innocene(웅장한 크로스곡)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투와레그족의 인사법 이건청 사막 길을 가던 투와레그족의 한 남자가 다른 쪽에서 오고 있는 투와레그 족의 한 남자와 만났다. 한 남자가 다른 남자의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댁의 양들은 모두 안녕하신지요’ 다른 남자가 다른 손을 바꿔 잡으며 답례의 말씀을 건넸다. ‘아, 네. 댁의 닭들도 무탈하신지요’ 다시 먼저 번의 남자가 다른 손을 바꿔 잡으며 말했다. '그 댁의 낙타들도 안녕하신지요’ '그 댁 옹달샘은 안녕하신지요?’ '망그로브나무 열매들도 잘 크고 있는지요’ '아, 그럼요.' 가지가 찢어지게 열매가 열렸답니다. 그런데, 댁 지붕 위의 피피새들도 두루 안녕하시지겠지요?’ 노을이 짙어오는 사막길 위였다. 담아준 님 ㅣ 2014/7/18(금)ㅣ알페지오(벨 에포크) ======================..

그대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이성복 詩ㅣThe J .Geils Band- Angel in Blue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그대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이성복 간이 식당에서 져녁을 사먹었습니다 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당신이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었습니다 사방에서 새소리 번쩍이며 흘러내리고 어두워가며 몸 뒤트는 풀밭 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 키 큰 미루나무 사이로 잎잎이 춤춥니다. 담아준 님ㅣ2014/11/27ㅣ벨 에포크 벨에포크님께서 최근에 올려주신 이성복님의 '그대 문득 나를 알아 볼때까지"란 시입니다. 짧막하지만, 강한 그리움의 메세지가 담겨 있는듯한 시라서 가져왔습니다. 좋은글,감성을 자극하는 글... 이미 발췌 하기전에 님들에 의해서 한 번 이상씩 읽혀지고 걸러졌을 것이기에 ..

익숙해지지 않는 삶/이학준 에세이中ㅣKCM-모래시계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실컷 도전하고 맘껏 절망한 뒤 한없이 상처 받는다 마음의 상처에는 굳은 살이 박히지 않는 법이라 나는 여전히 아프다 중에서 담아준 님 ㅣ2013/9/12/木 벨 에포크 2015.08.07 17:29 ㅣ알림글에 한 번 사용한 시'입니다. 척박한 황야를 인생에 비유한다면 우리는 황야를 여행함에 있어서 하나의 양식을 동행해야 합니다. 황야를 양과 함께 여행하는 사람은 비록 걸음이 느리고 답답하기는 해도 추울때는 양의 푹신한 털에 의지할 수가 있고 목마르고 배고플 땐 젖을 먹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동행하는 양을 '사랑'이라 부릅니다. 사자와 함께 동행하는 사람은 사자의 용맹함으로 마적이나 도적들로부터 자신의 생명을 지킬 수도 있겠지만, 사자는 자신을 해 칠 수도 있는 맹수입니다. 그래서 동행하는 사자를 '자..

미루나무 같은 고독/문성호 <감성 에세이>ㅣ윤도현/너를 보내고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미루나무 같은 고독 문성호 에세이 동구 밖에 키 큰 미루나무가 혼자 서 있습니다 하루 종일 마을로 들어오는 버스를 지켜보거나 하굣길 우르르 몰려다니는 아이들을 지켜 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자라나 버스를 타고 마을을 떠나는 모습을 말없이 지켜 봅니다 서울 손주들 나무 밑까지 배웅을 나오시던 시골 할머니의 하얀 꽃상여를 마을 사람들이 지고 산으로 오르는 것도 흐릿한 눈으로 멀리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오늘도 나의 출근길을 묵묵히 바라봐주던 나무는 외로워도 산 밑의 울창한 숲으로 걸어갈 수가 없습니다 단조의 리듬만으로도 마음 시린 오늘은 나무의 고집스러운고독이 부럽습니다 2013.08.13 15:59 문성호'님의 [아비정전 사랑은 있다]에서 발췌 아름다운 감성과 지적인 미모를 지닌 문성호'님의 산문시를 포스팅에 ..

뼈아픈 후회/황지우 | 비너스 전기 ost/Joe Hisaishi 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뼈아픈 후회 황지우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완전히 망가지면서 완전히 망가뜨려놓고 가는 것 그 징표 없이는 진실로 사랑했다 말할 수 없는 건지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이동하는 사막 신전 바람의 기둥이 세운 내실에까지 모래가 몰려와 있고 뿌리째 굴러가고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 말라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린다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 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들어오지는 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끝내 자아를 버리지 못하는 그 고열의 神像이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으므로 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본 적이 없다는 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아픈 후회는 바..

저녁 빛에 마음 베인다 /이기철 詩ㅣKCM/하루일기&설레임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이기철 詩 저 하루살이 떼들의 반란으로 하루는 저문다 나는 자줏빛으로 물든 이런 저녁을 걸어본 적 있다 강물이 잃어버린 만큼의 추억의 책장속으로 내가 그 저녁을 데리고 지날 때마다 낮은 음색의 고동을 불며 청춘의 몇 악장이 넘겨졌다 누가 맨 처음 고독의 이름을 불렀을까 적막 한 겹으로도 달빛은 화사하고 건강한 소와 말들을 놓쳐버린 언덕으로 불만의 구름떼들이 급히 몰려갔다 위기만큼 우리를 설레게 하는 것은 없다 깨어진 약속의 길들이 향수병을 터트리고 넘어진 빈 술병에는 서풍이 담겼다 저 집들에는 몇 개의 일락과 몇 개의 고뇌와 몇 겹의 희망과 몇 겹의 비탄이 섞여 있다. 거실에서는 덧없는 연속극들이 주부들의 시간을 빼앗고 이제 어디에도 고민하며 살았던 시인의 생애를 기억하는 사람이 없다 시간은 언제나 뭉텅..

산그늘에 마음 베인다 / 이기철ㅣ김인배-밤의 찬가&석양(카카오 영상)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애니메이션과 트럼펫 연주|김인배-밤의 찬가&석양 (두곡 콘티뉴) 산그늘에 마음 베인다 이기철 詩 햇빛과 그늘 사이로 오늘 하루도 지나왔다일찍 저무는 날일수록 산그늘에 마음 베인다 손 헤도 별은 내려오지 않고 언덕을 넘어가지 못하는 나무들만 내 곁에 서 있다 가꾼 삶이 진흙이 되기에는 저녁놀이 너무 아름답다 매만져 고통이 반짝이는 날은 손수건 만한 꿈을 헹구어 햇빛에 널고 덕석 편 자리 만큼 희망도 펴 놓는다 바람 부는 날은 내 하루도 숨 가빠 꿈 혼자 나부끼는 이 쓸쓸함 풀뿌리가 다칠까 봐 흙도 골라 딛는 이 고요함 어느 날 내 눈물 따뜻해지는 날 오면 나는 내 일생 써 온 말씨로 편지를 쓰고 이름 부르면 어디든 그 자리에 서서 나를 기다릴 사람 만나러 가리라 써도 써도 미진한 시처럼 가도 가도 닿지 못..

비 오는 날 그대를 만나러 간다/김남권 詩ㅣ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비 오는 날 그대를 만나러 간다김남권 詩 비 오는 날 그대를 만나러 간다 우산 속 절반은 비워 놓고 가슴의 절반도 비워 놓고행여 그대의 사랑이 젖지 않도록 가로수 촘촘한 숲길을 홀로 걸어간다 길 위에서 작고 어여쁜 청개구리를 만나 눈빛을 맞추고 파란 은행잎 하나 따서 우산으로 빌려주며 바람이 부는 방향을 일러 주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바쁘지만 오는 길에 청개구리를 만나 우산 하나 빌려주고 오느라 조금 늦었다고 우산 속 절반을 채우며 좁은 어깨를 감싸줄 것이다 비가 오면 그대를 만나러 간다 우산 속 절반은 비워 놓고 가슴 속 절반도 비워 놓고 행여 내 사랑이 젖지 않도록 그리움 촘촘한 숲길을 홀로 걸어간다.

빗속에서의 기행/문성호'님의 기행 에세이ㅣShayne Word / Stand By Me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빗속에서의 기행 문성호 기행 에세이 비가 쏟아지는 낯선 고장 허름한 수퍼 앞 파라솔 의자에 앉아 거침없이 퍼붙고 있는 소낙비를 바라본다 힘차게 지면에 부딪치고 튀어오른 빗방울은 뿌연 안개를 만들어 시야를 흐렸다 바짓자락은 아까 이미 다 젖었으니 발아래로 들이치는 비가 무슨 상관이랴 둥근 철제 테이블 위의 컵라면을 먹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담배 한대 정도 피우는 시간이면 될까 비오는날 밖에서 피우는 담배는 니코친 향이 더 진하다 한참 피우던 담배를 그대로 손을 뻗어 비에 적셔 불을 끈다 그후 그 꽁초의 행방은 프레임 밖으로 사라져 나도 알 수가 없다 컵라면 뚜껑에 비스듬히 눌러놓았던 뜨뜻해진 핸드폰을 치우고 뚜껑을 들어올리면 뜨거운 김이 와락 피어 오르면서 또 시야를 흐린다 후루룩 후루룩 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