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보다 낯선 사랑/♣Blue 탁이 詩 낭송

시낭송ㅣ마두금 켜는 밤/박정대'님 詩ㅣBlue Taki 낭송ㅣ전쟁의 신 ostㅣMongol.2007(징기즈칸의 부활) 영상

Blue 탁이 2020. 12. 24. 18:46

 

영상 제작/Blue 탁이

 

시낭송/Blue 탁이

마두금(馬頭琴) 켜는 밤 / 박정대 詩

♣박정대 님 詩 담아준 님/알페지오(문성호) 2014.11.29 ㅣlovestory 게시판

(대부분 중후하고 무겁고 스케일감이 있는 시'를 담아 주셨음)

♣사용음악/전쟁의 신 ostㅣLesiem-Fundamentum

♣편집 매핑 영상/Mongol.2007. 하이라이트 영상 편집,

사용해온 내 블로그 Gif 이미지

 

마두금(馬頭琴) 켜는 밤 / 박정대 

  

 

밤이 깊었다 
대초원의 촛불인 모닥불이 켜졌다 
  

몽골의 악사는 악기를 껴안고  
말을 타듯 연주를 시작한다 
장대한 기골의 악사가 연주하는 섬세한 음률, 

장대함과 섬세함 사이에서 울려나오는  
아름다운 음악 소리, 

모닥불 저 너머로  
전생의 기억들이 바람처럼 달려가고, 
연애는 말발굽처럼 아프게 온다  
  

내 生의 첫휴가를 나는 몽골로 왔다,  
폭죽처럼 화안하게 별빛을 매달고 있는 하늘 


전생에서부터 나를 따라오던 시간이  
지금 여기에 와서 멈추어 있다 
  

풀잎의 바다,  
바람이 불 때마다 풀결이 인다, 
풀잎들의 숨결이 음악처럼 번진다 

고요가 고요를 불러 
 또 다른 음악을 연주하는 이곳에서 
나는 비로소  
내 그토록 오래 꿈꾸던 사랑에 복무할 수 있다 
  

대청산 자락 너머  
시라무런 초원에 밤이 찾아왔다,  
한 무리의 隊商들처럼 

어둠은 검푸른 초원의 말뚝 위에  
고요와 별빛을 메어두고는 

끝없이 이어지던 대낮의 백양나무 가로수와  
구절초와 민들레의 시간을 
밤의 마구간에 감춘다,  
은밀히 감추어지는 生들     

나도 한때는 武川을 꿈꾸지 않았던가,  
오래된 해방구 우추안 

고단한 꿈의 게릴라들을 이끌고  
이 地上의 언덕을 넘어가서는 
은밀히 쉬어가던 내 영혼의 비트 우추안     

몽골 초원에 밤이 찾아와 내 걸어가는  
길들이란 길들 모두 몽골리안 루트가 되는 시간 

꿈은 바람에 젖어 펄럭이고  
펄럭이는 꿈의 갈피마다에 지상의 음유 시인들은 
그들의 고독한 노래를 악보로 적어 놓는다      

밤이 깊었다 
대초원의 촛불인 모닥불이 켜졌다   
밤은 깊을 대로 깊어,  
몸골의 밤하늘엔 별이 한없이 빛나는데 
그리운 것들은 모두 어둠에 묻혀버렸는데 
모닥불 너머 음악소리가 가져다주던  
그 아득한 옛날  

아, 그 아득한 옛날에도  
난 누군가를 사랑했던 걸까 
그 어떤 음악을 연주했던 걸까   
  
그러나 지금은 두꺼운 밤의 가죽 부대에  
흠집 같은 별들이 돋는 시간 

地上의 서러운 풀밭 위를  
오래도록 헤매던 상처들도  
이제는 돌아와 눕는 밤      

파오의 천장 너머론 맑고 푸른 밤이  
시냇물처럼 흘러와 걸리는데 

이 갈증처럼 멀리서 빛나는 사랑이여, 
이곳에 와서도 너를 향해  
목마른 내 숨결은 밤새 고요히 마두금을 켠다   

 

 


몇 개의 전구 같은 추억을  
별빛으로 밝혀놓고 홀로 마두금 켜는 밤 

밤새 내 마음의 말발굽처럼 달려가  
아침이면 연애처럼 사라질  
아득한 몽골리안 루트 
 

 

2014.12.01 07:22 알페지오(문성호) 올림

목숨만큼 사랑하는 연인들도 때로는 권태가 올 수도 있고

실증이 날 수가 있다고 하지요.

그것과 같은 맥락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난 시를 좋아하지만,

가끔씩 혹은 자주

시에 실증이 난다거나 가까이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냥 몇 개의 특별한 어휘를 나열해서 말장난하는 글에 불과해!'

'과연 시인은 자신이 적은 시를 알고나 쓴 것일까"

"시에 대한 사상은 명징하게 확립되어 있는 것일까"

그러다가도...

어떠한 시를 대할 때면,

억! 이건 정말 시다!

이 시를 쓴 시인은 진짜 시인이다!

하면서 정신적 쇼크를 살짝 받게 해 주는 

시인들이 열 손가락 정도 꼽히는데...

그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시인 중에 한 명이

바로 오늘 시낭송에 초대한 '박정대'시인입니다.

 

일단 스케일감이 엄청나고 사물을 파헤치며 구사하는 시어 또한

그 심도가 너무 깊어서

단 한 번에 이해하는 것조차 힘들 만큼

엄청난 레벨에 속해 있다고 나는 믿고 있습니다.

 

마두금을 켜는 밤.... 너무 길어서...

시낭송을 두 번에 나눠서 녹음을 해야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쪽으로 갈수록

점점 목이 잠기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난 일반적으로 시작 부분은 편하게 쭈욱 읽어가다가

내가 살리고 싶은 부분에서 핏대를 올리며

에너지감을 상승시키는데

그건 유년기 때부터 몸에 배어 잘라버릴 수 없는....

지금의 생애에서는 그냥 함께 가야 할 각인된 습관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 긴 시를 내 입맛대로 낭송하기 위해선 

상당한 체력과 정신을 소모해야 했습니다.

 

대단한 시인 박정대!

박정대 시인의 몽골 대초원의 파노라마같은 시를

내 목청으로 담아봤단 사실만으로도 영광스럽습니다.

 

고운님들...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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