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보다 낯선 사랑/♥아름다운 동행

꽃이 졌다는 편지/장석남(초판&개정판)ㅣ내 마음 깊은 곳의 너/신해철 ㅣ변화된 블로그 시스템에 대해서 짧게...

Blue 탁이 2020. 5. 25. 19:44

꽃이 졌다는 편지

장 석 남 詩

  

1

이 세상에
살구꽃이 피었다가 졌다고 쓰고
복숭아꽃이 피었다가 졌다고 쓰고
꽃이 만들던 그 섭섭한 그늘 자리엔
야윈 햇살이 들다가 만다고 쓰고
 

꽃 진 자리마다엔 또 
무엇이 있다고 써야 할까
살구가 달렸다고 써야 할까
복숭아가 달렸다고 써야 할까
그러니까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써야 할까
 

내 마음속에서
진 꽃자리엔
무엇이 있다고 써야 할까
 

다만
흘러가는 구름이 보이고
잎을 흔드는 바람이 가끔 오고
달이 뜨면
누군가 아이를 갖겠구나 
혼자 그렇게 생각할 뿐이라고
그대로 써야 할까

 
----------------------------------------
 

2(개정판)

꽃 진 자리에 나는
한 꽃 진 사람을 보내어
내게 편지를 쓰게 하네

 

다만
흘러가는 구름이 잘 보이고
잎을 흔드는 바람이 가끔 오고
그 바람에
뺨을 기대 보기도 한다고
 

나는 오지도 않는 그 편지를
오래도록 앉아서
꽃 진 자리마다
애기들 눈동자를 읽듯
읽어내고 있네



* 젖은 눈 / 문학동네, 2009. 4. 20 (개정판)


**自序

오,
저 물 위를 건너가는 물결들
처럼,
서른넷, 初

장석남
... 

개정판을 내며
십여 년 전 냈던 시집을 
다시 내게 된다.
아주 없어지는 것이 
조금은 섭섭했던 모양이다.

몇 작품에서 문장 몇 줄을 지웠는데 
두어 작품은 다 지워졌다.
다시 본다는 것은 그러한 것들이 
또렷이 보인다는 것.
얼른 덮었으니 망정이지 남는 것 
있었을까 싶다. 
하나
문장을 남김으로써 스스로를 
지우는 방식이 문학이 아니겠는가.
마저 지우는 공부가 계속될 뿐이겠다. 

마흔다섯, 初
-장석남-

 <2013/12/6(금) 러브스토리 게시판에 '알페지오'올림 >

김보경 - 혼자라고 생각 말기
enya - orinoco flow 

[러브스토리 CJ 소라'님의 방송 중에...]

 

2013년 12월에 러브스토리 게시판에서 발췌해 저장해 두었던

장석남 님의 꽃이 졌다는 편지입니다.

친근하고 자상한 어투로 방송을 진행했던 CJ 소라 님의 방송 중에

알페지오 님이 올린 시였는데...

그 당시에는 장석남 님의 초판 발행 시를 담아 주셨었지만,

포스팅에는 개정판과 함께 준비해 보았습니다.

 

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인의 애환이 잘 드러나 보입니다.

작가의 개정판에 대한 취지?... 개요도 함께 담아 봅니다만,

평소에 시인들이 얼마나 자신의 시를 되새김질하고 고심하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있습니다.

 

그림 그리는 사람이 자신의 그림에 만족하는 경우가 드물듯이

시인 역시 자신이 적어 발행까지 해 놓고도

이것보단 이것이 더 났지 않을까... 하는 고민과 갈등을

많이 한다고 보아야겠지요.

제 블로그에는 시인들이나 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성향상

많이 찾아 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마도 저의 얕은 평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봅니다.

 

★오늘 포스팅은 처음으로 카카오'의 달라진 시스템으로 작성해 보았습니다.

일반 블로거나 컴에 많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괜찮을 듯싶네요.

편의 기능을 잘 만 활용한다면 블로그를 꾸미거나 포스팅을 좀 더 

색다르게 작성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솔직히 나 같은 사람에게는 어떤 기능이 추가된다 해도

모자라긴 매 마찬가지입니다.

웹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한 적이 있고,

태그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편이다 보니 전문가 축에 든다고 봐야겠지요.

 

하지만,

컴에 그다지 해박하지 않은 블로거라면 지금의 기능조차

다 사용해 보기도 쉽지 않을 만큼 충분해 보입니다.

 

가끔씩 궁금한 마음에 관리를 열고 정보를 확인해 볼 때가 있는데...

모바일로 찾아 주시는 님들이 갈수록 비율이 높아지더군요.....

 

조금은 서글퍼졌습니다.

주인집 따님 방을 건너 가야지만 부모님께 송금 요청을 할 수 있는

검은색 전화기를 사용했던 내 고교 시절이 바로 엊그제만 같은데...

이제는 영원히 더 이상은 나아갈 과학이 없을 거라 여겨졌던 PC도

과거의 유물이 되어가고 그 자리를 모바일이 차지하고 있네요.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PC는 반드시 지정된 장소에서만 가능하지만,

모바일은 24시간 어디서든 활용할 수가 있으니까

어차피 모바일 쪽으로 점점 몰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것 같습니다.

 

현대 사회의 발 빠른 시대적 변화를 다 따라갈 수는 없다 하여도

어느 정도 발맞춰 갈 수 있는 정도의 노력마저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새로운 블로그 시스템...

이거 저거 시도해 보세요.

나름 재미있답니다.

어떤 형태로든 발전되어가는 자신을 발견할 때

세월에 타협하는 나약하고 무기력한 늙은이가 아니라

열정이 살아있는 자신감으로

두 번은 기회가 없을 삶에 충실해가는 내가,

그리고 우리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신해철-내 마음 깊은 곳의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