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유년기는 내 세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였듯이 딱히 놀이 문화가 존재하지 않았었고,
그나마도 바다를 안고 산을 등진 두메 산골이자 외딴 바닷가 마을이었으므로 하루종일 듣는건
갈매기의 끼룩거리는 소리와 수직으로 떨어지며 물고기를 잡는 바다새들의 광경에 익숙해져 있었다
유난히 그리움이 많았던 그때의 그 소년은 충남 특유의 낮고 완만한 산을 오르내리는것이
유일한 놀이였던것 같은데...
뭔가의 속내깊은 그리움의 심사를 이해할리는 없었겠지만,
난 항상 뭔가를 그리워하고 갈망했었던 것 같다.
작은 산봉우리에 어렵사리 오르고 나면 또 다른 산 봉우리가 이어지곤 했는데,
난 다시 아무런 목적이나 설명할 만한 이유도 없이 눈에 보이는 다음 산 봉우리를 오르곤 했다.
뭔가가 항상 그리웠고,그 당시에는 그 그리움의 실체가 산넘어의 어딘가에 있을것만 같았다.
그렇게 하나 둘씩 산봉우리를 넘어가다가 어느순간 시야가 확 트이면서 드러난 서해바다...
시리도록 아름다왔다.
집앞에서 보았던 그 바다의 모습이 아니었다.
바닷물은 원래가 회색빛이 도는 줄로만 알았었는데 그때의 바다는 푸른 색이었다.
눈앞의 장관에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문득,
그 시리도록 아름다운 경치속에 낯익은 기와집이 한 채 눈에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좀더 자세히 보니 그건 놀랍게도 우리집이었다.
그랬다,내가 경이롭게 감탄하며 바라보던 그 풍경은
내가 늘 물놀이 하던 집앞의 바다였다.
그토록 먼길을 돌아 목격했던 그 그리움의 모습은 가장 가까이에 있었던 것이다.
수 십년이 흘러갔지만 그때와 별다를것 없는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멈출 수 없는 그리움...
죽을때까지는 잡히지 않는 뭔가를 그리워하며 살아가겠지만,
어쩌면,어쩌면 나에게 끝없이 밀려드는 이 그리움의 주인은
이미 나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존재해 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날이 있었지...
신효정
그런날이 있었지
눈물나게 그대 바라만 보고
차마 꺽지 못할
시린 꽃이던
두고 갈 수 없어서
지키고 서서
그대 그림자나 되고 싶었던
그런 날이 있었지
내 그리움 선 채로 산이 되고
그대 꿈이나마 한자락 보듬어
한 생이든 반 생이든 지내고 싶던
가슴저리게 외로운 날들
그대가 눈부신 꽃이던 날들
그런날이 있었지
담아준 님ㅣ2015/01/13 23:33:47 ㅣ그대만의 모닝 (1)
사랑해서 외로웠다
이정하
나는 외로웠다.
바람속에 온 몸을 맡긴
한잎 나뭇잎.
때로 무참히 흔들릴때,
구겨지고 찢겨지는 아픔보다
나를 더 못 견디게 하는것은
나 혼자만 이렇게 흔들리고
있다는 외로움이었다.
어두워야 눈을 뜬다.
혼자일때,때로 그 밝은 태양은
내게 얼마나 참혹한가.
나는 외로웠다.
어쩌다 외로운게 아니라
한순간도 빠짐없이 외로웠다.
그렇지만 이건 알아다오.
외로워서 너를 사랑한건 아니라는 것.
그래,
내 외로움의 근본은 바로 너다.
다른 모든것과 멀어졌기 때문이 아닌
무심히 서 있기만 하는 너로 인해,
그런 너를 사랑해서 나는,
나는 하염없이 외로웠다.
<2018.01.31 00:31 소중한' 올림>(2)
그래서
김소연 詩
잘 지내요,
그래서 슬픔이 말라가요
내가 하는 말을
나 혼자 듣고 지냅니다
아 좋다,
같은 말을 내가하고 나 혼자 듣습니다
내일이 문 바깥에 도착한지 오래 되었어요
그늘에 앉아 긴 혀를 빼물고 하루를 보내는 개처럼
내일의 냄새를 모르는 척 합니다
잘 지내는 걸까 궁금한 사람 하나없이
내일의 날씨를 염려한 적도 없이
오후 내내 쌓아둔 모래성이
파도에 서서히 붕괴 되는 걸 바라 보았고
허리가 굽은 노인이 아코디언을 켜는 걸
한참 들었어요
잠에서 깨어난 아침마다 검은 연민이
몸을 뒤척여 죄를 통과합니다
바람이 통과하는 빨래들처럼
슬픔이 말라갑니다
잘 지내냐는 안부는 안 듣고 싶어요
안부가 슬픔을 깨울 테니까요
2014.02.18 벨 에포크 올림 (3)
어느 시간 앞에서 이효녕
구름으로 흐르는 그리움
오늘 일을 잠시 빈방에 가두고
스쳐 지나는 파란 바람 부는 날
눈가에 맴도는 흐릿한 잠을
별빛에 흩어 놓습니다 많은 날이 지나도
끝날지 모르는
하늘빛 물든 바람
마음의 갈피마다
하얀 눈으로 조금씩 쌓이는 추억
가슴에 남긴 그리움 어쩔 수 없어
그대 생각으로 나를 지우고 싶은 날은
마음의 동그라미에 살 붙여진
추억어린 시간 위로 걸어갑니다추운 겨울 거의 보내고
아직 남은 천길 만길 하얀 길 위로
힘들게 피어나려는 봄꽃이
바로 그대 앞에 고개들고 있습니다
<2014.07.07 소라 조수니'올림>(4)
커피 한 잔으로 당신을 그리는 밤
이채
당신이 그리운 밤이면
웃어도 눈물 한 줌
얼룩진 가슴으로 젖어 내려
어렴풋이 떠 오르는 영상마저
어득한 그리움되어 사라집니다.
당신이 그리워 그리워서
커피 한 잔으로 달래 보는 밤
이슬마저 슬프게 내리는 길
더는 다가갈 수 없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당신
아직도 속살 묻히듯
가슴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그리워 너무도 그리워
커피 한 잔으로 달래 보는 밤
고독은 태연히 앉아
절대 고독을 부르고
억누르지 못한 추억의 잔상들이
어둠마저 출렁이게 합니다.
당신이 그리운 밤이면
웃어도 슬픈 눈동자
묶어 둘 수 없는 그리움되어
창을 흔드는 바람결에도
고독한 눈물 낙엽되어 흩어집니다.
<2014년 04월 15일 03시 40분ㅣ글로리아 킴 올림>(5)
사람들이 새가 되고 싶은 이유를 안다(수국에 와서...)
이근배
여기와 보면
사람들이 저마다 가슴에
바다를 가두고 사는 까닭을 안다
바람이 불면 파도로 일어서고
비가 내리면 맨살로 젖는 바다
때로 울고 때로 소리치며
때로 잠들고 때로 꿈꾸는 바다
여기 와 보면
사람들이 하나씩 섬을 키우며
사는 까닭을 안다
사시사철 꽃이피고
잎이 지고 눈이 내리는 섬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별빛을 닦아 창에 내걸고
안개와 어둠속에서도
홀로 반짝이고
홀로 깨어 있는 섬
여기 와보면
사람들이 새가되고 싶은 까닭을 안다
꿈의 둥지를 틀고
노래를 물어 나르는 새
새가 되어 어느날 문득,
잠들지 않는 섬에 이르러
풀꽃으로 날개를 접고
내리는 까닭을 안다.
담아준 님ㅣ2014 10 21 20:31:30 그대만의 모닝(6)
하얀 계절의 기다림
오광수
하얀 눈으로 쓰신 편지에
아직은 아니라시니
강가 돌 틈 사이로
아쉬움 걸어놓고 기다리렵니다
하얀 목련이 활짝 웃을 때
그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물 소리가 신나게 노래할 때
날 부르는 소리가 들릴까요
기다림으로 쌓인 하얀 밭에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손대면 따스함이 느껴지는 건
당신의 숨결이 가까이 있음입니다
-2014 11 29ㅣ그대만의 모닝 올림-(7)
살구나무 여인숙
장석남
마당에는 살구나무가 한 주 서 있었다
일층은 주인이 살고
그 옆에는 바다 소리가 살았다
아주 작은 방들이 여럿
하나씩 내놓은 窓엔
살구나무에 놀러 온 하늘이 살았다
형광등에서는 쉬라쉬라 소리가 났다
가슴 복잡한 낙서들이 파르르 떨었다
가끔 옆방에서는 대통령으로 덮은
짜장면 그릇이 나와 있었다
감색 목도리를 한 새가 하나 자주 왔으나
어느 날 주인집 고양이가
총총히 물고 걸어가는 것이 보였다
살구나무엔 새의 자리가 하나 비었으나
그냥 맑았다 나는 나왔으나 그 집은
그냥 맑았다
-제주에서 달포 남짓 살 때(시의 부제)
2016/01/16 ㅣ15:27:03 벨 에포크 올림(8)
외딴방
신경숙
그리움이란
멀리 있는 너를 찾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남아있는너를 찾는 일이다
너를 너와의 추억을 샅샅이 끄집어내
내 가슴을 찢는 일이다
그리움이란 참 섬뜻한 것이다.
2014.11.22 ㅣ그대만의 모닝 올림(9)
호소력과 감성 표현이 탁월한 뮤지션 이승철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그 사람
인연
듣고 있나요
사랑 참 어렵다
사랑은 아프다
마이 러브
말리꽃
서쪽 하늘
썸데이
잊었니
아마추어'
이어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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