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보다 낯선 사랑/♥아름다운 동행

아주 멀리 도시 속으로 말을 타고 달아나기/박정대ㅣModern Talking - If I 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Blue 탁이 2018. 9. 12. 14:49

 

아주 멀리 도시 속으로 말을 타고 달아나기

 

박정대

 

 

  난 눈 내리는 아프리카에 가고 싶어,

죽을 거니까 떠나야만 해,

난 영원히 쓰레기통을 뒤지고 싶어,

더 이상 단어들이란 없어,

더 이상 할 말도 없어,

 

말을 가르치는 걸 중단해 버려야 해,

학교를 없애버리고 묘지를 늘려야 해,

어쨌든 일 년이나 백 년이나 마찬가지야,

그런 게 새들을 노래하게 하지,

그런 게 새들을 지저귀게 해,

로베르토 주코는 고장 난 공중전화기를 들고

이렇게 말하면서 떠나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자살한 주코의 이야기를 유작으로 남긴 작가가 있었지,

 

나도 눈 내리는 아프리카에 가고 싶어,

난 영원히 대자연의 품속을 헤맬 테니까,

더 이상 이런 시는 필요 없어,

더 이상 할 말도 없어,

말을 가르치고 시를 가르치는 걸 중단해버려야 해,

학교를 없애고 교회와 국가를 없애고

인간이란 종족 자체를 없애야 해,

세상은 묘지로 뒤덮이겠지,

그 묘지 위를 나는 새들은 새로운 종족을 퍼트릴 거야,

그런 게 이 세상에 유일한 유작으로 남아야 해,

 

우주로 날아가 영영 되돌아오지 않는 우주선의 고독도

언젠가는 이곳에 당도할 거야,

우리는 그것을 우리 모두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유작이라고 하자,

슬프고도 아름다운 그대여,

나는 이제 그대의 이름을 잊었고,

눈 내리는 아프리카에 가고 싶어

 

 

* 「아주 멀리 도시 속으로 말을 타고 달아나기」는 베르나르-마리 콜테스가 쓴 소설의 제목이다, 아주 멀리 도시 속으로 말을 타고 어떻게 달아나지? 『로베르토 주코』라는 유작을 남긴 콜테스의 책을 보다가 두 마리의 시를 만났다, 콜테스의 사진을 보다가 만난 것이 「감정의 고독」이고

콜테스 연보를 보다가 만난 것이 「아주 멀리 도시 속으로 말을 타고 달아나기」다,

나는 지금 두 마리 시를 데리고 아주 멀리 도시 속으로 말을 타고 달아나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달아나지?

 

ㅡ아무튼 달아나는 것이다, 그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담아준 님ㅣ2015 10 16 ㅣ벨 에포크

 

출근길에 메시지가 띠리링 하고오는겁니다
친구가 평일 월차내고 바다를 보러가자고 하는 메시지였어요


바다라...순간 꽉 막힌 내부 순환도로의 차들이
갑자기 반짝이는 바닷 물결처럼 보이더군요

마음으로는 벌써 다녀온것같습니다

좋은 주말되시기 바랍니다
저는 야근에 철야까지 따놓았지만요...

오늘 같은 날은...있지도 않은 연인과 함께 떠나고 싶습니다.

 

-벨에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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