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리듬을 타고 흐르는 밤
문성호 에세이
비가 오면 사방이 막힌 방안에 앉아 있는기분이 된다
빗줄기가 셀수록 그 벽은 더 두꺼워진다
그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떠오르는 생각들을
들여다 보는 일 뿐이다
스테이지 한켠에서 파트너도 없이 눈을 감고
브루스 리듬에 몸을 맡기고 춤을 추고 있던 한 사람
눈을 감고 진지한 표정으로 리듬을 탈때마다
약간 곱슬한 머리칼이 어깨위에서 살랑거린다
그 사람을 본 것은 처음 간 나이트 클럽에서 였다
공부에는 취미가 없었지만 '범생'이었던 나는
스무살이 넘어서 직장 회식에서 처음 나이트 클럽이란 델 가봤다
그 나이트 클럽이란 곳의 첫 인상은 시끄럽다'였다
동료들은 익숙하게 술과 안주를 주문하고는
스테이지로 우르르 나가면서 쭈뼛거리는 나를 끌고 나간다
모두 둘러서서 즐겁게 춤을 추지만
나는 춤은 커녕 귓속으로 파고드는
소음 수준의 음악이 익숙치 않은 귀로 파고 드는 것을 참으며
어정쩡하게 서 있는게 고작이었다
그때 신나는 음악이 사라지고 부르스 음악이 들리면서
파트너를 잡지 못한 사람들이 다시 우르르 자리로 돌아가는데
파트너도 없이 눈을 감고 브루스 음악에 몸을 맡기고
춤을 추고 있는 그 사람을 봤다
그 다음 장면은 전면이 유리인 길가의 찾집...
설마하고 걸어본 전화는 연결이 되어서 그 사람은 곧
나를 만나러 저 문을 열고 들어올 것이다
어떻게 보일까 걱정하기 싫어서 문이 열릴때마다
일부러 쳐다 보지 않기로 한다
여러번의 문소리가 들렸고 마지막으로 문이 열리고
곧장 나에게 다가오는 발소리
고개를 드니 정장 차림의 그 사람이었다
직장에서의 긴장감이 아직 가시지않은 그 사람은 뭔가 팽팽한 느낌이다
머리도 한올 흐트러짐없이 말끔히 묶여져있다 고등학교때 짝사랑하던
선생님이 떠오르기도 하고 아.. 어른이다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어른인데...
미래를 생각하지 않은 현재도 있다
하지만 어른인 그는 미래를 생각하고 있었고 어른스럽게 나를 떠나간다
나는 아이처럼 아파한다 지금 돌아보면 서른은 웃음이 나도록 어린 나이인데....
오늘 밤 비는 좀처럼 그치지 않고
그 사람은 여전히 눈을 감고 브루스 리듬을 타고 있다
2013.05.19 01:36
문성호'님의 #아비정전사랑은있다'에서 발췌
★디스코장과는 조금 구분이 되었던 것이
성인 나이트 클럽인데...
그나마 자유가 꽁꽁 묶여 있던 유신체제에서도
어느정도의 자유 분방함과 퇴폐적인 몸부림이
허용 되었던 것이 나이트 문화였다고 해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닐것입니다.
나이트 클럽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혼자 갈 일이 없는 곳인데...
단체 회식에 의해서건 몇몇이서 의기투합되어 가게 될 경우에서건
일단 클럽 입구에서 음악의 진동을 느낄 때부터
걷잡을 수 없이 흥분이되고 엔돌핀이 솟구치는 경험을
성인이라면 누구나 해 보았겠지요.
나이트 클럽...
테이블이 정해지면 제일 먼저 주위 테이블을 둘러 보게 되지요.
과연 오늘의 사냥감은 순순히 포획이 될것인가
스트레스만 잔뜩 안겨주고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듯한
허탈감만 안겨 주고 사라질 것인가...
홍영(이니셜 네임)' 작가님의 수필을 읽다보면
그 상황의 심리적 묘사가 아주 디테일하게 되어 있는것을 느낍니다.
경험이 없다면 글로 묘사해 내기가 힘든 부분이 있어 보인단 얘기죠
어쨋든,
글대로라면 정말 많이 순수 하신거네요.
...................................
음...
여어~~아가쒸이~~2차 오케이?
오우~~깨~~~이~~!!
3차 다이렉트 콜~콜~~! 에브리바디 MT 고고고 렛츠 고~~~~!!
......................................................................................
이것이 나의 레파토리인것에 비하면
정말 순수한 사고가 몸에 밴 여성분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음...
농담입니다...(아내에게 걸리는 순간 죽음이라서 ㅠㅠ)
(내 살아 생전의 꿈이 있다면 그것은 성인 나이트 클럽에
한 번 가 보고 죽는 것이랍니다)
왠지 젊은 시절의 낭만을 새삼 떠 올리게 하는 마력이 느껴지는
홍영 작가님의 단편 수필과 함께 그날의 열기속으로
함께 떠나 보기로 해요.
★★내 주변의 님들이라면 몰라도 웹 세상에서
잠시 원정오신 님들이시라면 나의 문체에 대해서
의구심을 떨치기가 힘드시리라 생각해요.
그곳보다는 이곳이 많이 조심스럽습니다.
안하무인격인 무차별적 타이핑으로
위세?를 떨치던 모습과는 상반되는 소심함이
많이 느껴지리란걸 추측할 수가 있지요.
내가 그래서...
온라인 활동을 할때에 그토록이나 현실속에 알고 있는 분들의
출입을 철저히 방비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록 이해심이 남다르다고 하나 어쩔 수 없이
여자일 수 밖에 없는 아내와
기타 주변 분들의 따가운 눈총을 염두에 두어야겠기에...
나의 자유분방한 타이핑 폭주 본능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하나씩 정비해가며 옮겨 담고 있습니다.
온라인 세계에서 원정 오신 님들께서는
이 점 너그러이 양해해 주길 바래요.
행복한 불금밤 되시고 내일도 편안한 주말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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