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만 편지
윤성택
주전자가 열기를 밀어 올리며
달그락거린다
넘칠 듯 넘치지 않는 생각들
물 끓는 소리가
고요한 방안을 적신다
한쪽으로 몸을 내맡긴 풀들과 나무
바람에 날리는 잎새들,
닫힌 유리창 밖에서
웅웅- 소리가 들린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저녁,
문득
첫눈이 보고 싶다
하얀 오선지 위
빽빽이 채워진 악보처럼
하늘을 뒤덮으며 까맣게 내리는
연주곡 같은 눈을 보고 싶다
한점 노란 가로등 아래
기다릴 사람 있다면
내가 켠 성냥
따뜻한 손바닥으로 바람
막아줄 이가 있다면,
주전자 뚜껑을 비스듬히 열어놓고
커튼을 닫고
그대에게 쓰다만
편지를 생각한다
잔기침이 난다
<담아준 님/2013/12/22(일)ㅣ벨 에포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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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향 - 오직 단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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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난로위에서 뜨거운 김을 뿜고있는 주전자는
그곳이 어디가 되었든
가장 멋진 겨울 풍경을 만들어주지요
그날처럼님이
이 방송을 잡고있는 우리들 모두에게 그렇게
따듯한 겨울 풍경을 만들어주고 계십니다
감사합니다
<위 글은 신청 사연에 '벨 에포크'님이 덧붙였던 코멘트입니다>
벨에포크님이 작년 크리스마스 즈음해서 올려 주신 '윤성택'님의 "쓰다만 편지"
"정말 어려운 경로를 통해서 드디어...벨에포크님의 사진을 입수 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위의 사진입니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일이 없을것이기에 안타깝지만 ...
완벽하게 닮은 일본 배우의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좋은시를 오랜기간동안 꾸준히 올려 주시고 계시는 벨에포크님 복받으실겁니다.
<위 글은 2014.12.06 02:08 등록 되었던 글입니다.>
신해철 -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1991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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