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보다 낯선 사랑/♥아름다운 동행

그대 모습/丹愛 朴貞淑 ㅣ그댄 행복에 살텐데/리즈&김범수&김동희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Blue 탁이 2017. 8. 15. 07:11

 

 

그대 모습

丹愛 朴貞淑


어둠과 아침의 틈 사이로
서서히 빛의 경계선이
침상으로 다가오듯
모든 굴곡들을 가로질러
반개한 눈사이로 스미어
머무는 그대 모습입니다


하루종일 창가에 머물다 가는
한 여름날의 햇발처럼
언제나 가슴속에
미열로 머무는 그대 모습입니다


어느새 어스름해진
저녁 그림자를 타고
하나 둘씩 네온싸인 깨어날 때
나를 바라보는
그대도 함께 눈을 뜹니다


어제도 그랫듯이 오늘도
태양의 중심보다 뜨겁게
나의 가슴을 달구는 이 열기는
오직 그대향한 그리움
끊임없이 타 오르는
내 사랑의 증거입니다.

 

단애의 시집 <친구에게...)중에서

 

 나의 오십년 지기 친구의 시집중에서 하나를 골라 포스팅에 처음으로 올려봅니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시집...

시를 그다지 좋아한것 같지도 않은데...

내 나이 삼십대 후반(정확한 나이는 모름) 즈음해서 친구로부터 선물로 받은 시집입니다.

단 한권의 얇은 시집을 출간한 이유가 내게 생일 선물을 하기 위해서 였다고 하더군요.

 

시골 아이라고 소개하면 한결같이 거짓말이라고 했던 잡티 하나 없는 흰 피부에

170이 넘는 큰 키,마른체형이지만 풍만한 가슴,약간 처진 눈꼬리,AB형...독실한 크리스찬...

그녀를 알고 있는 여자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었고,남자들에게는 꿈에서라도 보고팠다던 그녀...

 

이제 그녀도 세월의 심술에 저항 할 수 없는 나이...

하지만, 내게는 여전히 소녀때의 모습으로 멈춰 있군요.

벌써 그리도 많은 시간이 흘렀나...

그녀의 마지막 모습을 본건 장례식장에서였군요.

검정색 상복을 입고 밤늦게 지각한 내게 '세수나 하고 왔니?'하고 물어보았었지...

 

처연하리만치 아름다운 사람,그토록 강렬한 열정으로 세상을 향해 불꽃을 피워내던 여인...

그리고,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가슴 깊숙한 곳에 새로이 각인 시킨 여인...

 

남아 있는 세월을 하나로 뭉퉁그려 그녀에게 바쳐도 다 갚을 수 없는 마음의 빚...

내가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건 그냥 말없이 침묵하며 바라보는 것...

그녀의 자취를 이런식으로나마 기록해 보는 것...

 

한 토끼 우리에서 자라난 토끼들은 감각이 무뎌져서 암수의 냄새를 못맡는댔지...

그래서 토끼 우리를 떠나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나서야 비로서

그 알 수 없었던 미묘한 감정이 사랑이었다는것을 서로가 깨닫게 되었댔지...

하지만,그때는 이미 너무 멀리 와 있었다고 했지...

 

정말 너무 멀리 온 걸까?

아니면,같은 공간에서 시간만 서로 다르게 가지고 있는 걸까?

시리도록 결심이 서지 않았던 불길을 억누르며 우정으로 승화시킨 사랑이

새희망이 될 수 없음에 또 하나의 아픔이 된것을 너,그리고 나는 알고 있었지...

 

그런 이유로

일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욕심마저도 부질없는 욕망으로 치부해 버리고

그렇게 되는대로 세월을 소진하듯 살아가는 지도 모를 일이지...

과연 현생에서 버린듯 품고 있는 이 욕망덩어리가 어떤 의미로 존재했었는지는

이 생명 다해 죽어서야 알게 될 도저히 풀어낼 수 없는 인생의 화두가 된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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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 그댄 행복에 살텐데(Live)

 

 

 

김동희/그댄 행복에 살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