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보다 낯선 사랑/♣나의 낙서 노트

그리운 우체통아!/블루 탁이ㅣ사랑한다 더 사랑한다/라이어밴드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Blue 탁이 2016. 9. 6. 09:32

 

 

그리운 우체통아
/taki 
 
 
 
 
노을빛에 물든
빛바랜 우체통을 본 적이 있다
빨간색이었는지 주황색이 맞는건지
아니면 균열된 위장 무늬였는지... 
 
그렇게 세월을 온 몸으로 받아내며
태고의 적막처럼
침묵마저 삼켜버린 바위처럼
처연하리만치 수척한 모습으로
도시 한켠의
어느 이름모를 골목 앞에
유령처럼
말없이 둥둥 떠 있던 쓸쓸한 우체통 
 
저 침묵하는 우체통의 눈을 통해
그녀의 편지가 내게 찾아 오곤 했었다. 
 
지금은 조각조차 맞지 않는
꿈결처럼 희미한 기억이 되었어도 
 
촉촉한 소년의 눈에
콩당거리는 가슴으로 읽혀지던
간절하고 애틋했던 첫사랑의 소망보다 
 
설자리를 잃어버린
우체통의 퀭한 눈이
인생의 중반에 이른자의 가슴을
마른 기침으로 쿨럭이게 한다 
 
돌처럼 서서 잠시 어루만지는데
우체통의 차가운 살갗에서 전해져 오는
사랑했던 젊은날의 기억은
편집되지 않은 필름의 장면처럼
사방에서 제멋대로 터져 나온다 
 
오랭캐 꽃잎 물든 꽃편지지 곱게 접어
그리웁다 말해주던 소녀
내가 더 사랑했던 사람
넌 지금... 
 
수취인 불가의 침묵을 들고
집으로 돌아 오는 길
흑백 사진속의 사람들처럼
정지된 시간속에 굳어 있는
거리의 인파를 지나
무심코 돌아본 그 자리에 
 
 
노을빛으로 눈물을 숨기던
그 우체통... 
 
-2008.05.16 집에 일찍 귀가 한 날에...-
 

 

 

지금은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는데...
감정이 많이 격앙된 상태였던것은
확연히 떠 오르네요.
그날의 심리 상태가...

 

 

지금은 눈감으면 아무리 애써도 잘 떠 오르지 않는 형체...

대충 실루엣만 어른 거리는 정도의 우체통이지만,

그 작은 몸집 하나로 우주만큼 깊고 큰 사연을

모두 담고 있었지요.

그만큼 추억거리가 많이 밀집되어있는,

지금은 거의다 사라져버리고 없는 우체통...

 

라이어밴드Liar Band 사랑한다 더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