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보다 낯선 사랑/♥아름다운 동행

오늘의 커피/윤성택 詩 ㅣ雷婷(妙子)-口弦 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Blue 탁이 2017. 9. 2. 00:25

 

 

 

오늘의 커피

윤성택

 

갓 내린 어둠이 진해지는 경우란
추억의 온도에서 뿐이다


커피 향처럼 저녁놀이 번지는 건
모든 길을 이끌고 온 오후가
한때 내가 음미한 예감이었기 때문이다


식은 그늘 속으로 어느덧 생각이 쌓이고
다 지난 일이다 싶은 별이
자꾸만 쓴 맛처럼 밤하늘을 맴 돈다


더 이상 갈 수 없다 해도 우리는
각자의 깊이에서
한 그루의 플라타너스가 되어
공중에서 말라가는 낙엽 곁으로
가지를 흔들며 바람이 분다


솨르르 솨르르 흩어져 내리는 잎들
가을은 커피 잔 둘레로 퍼지는 거품처럼
도로 턱에 낙엽을 밀어 보낸다


차 한 대 지나칠 때마다
매번 인연이 그러하였으니
한 잔 하늘이 깊고 쓸쓸하다
 

<담아준 님/2015 10 14 벨 에포크>

 

안녕하세요 피리님
예쁜 시를 찾느라 또 늦었는데...
아무래도 방송 다하도록 못찾을 것같아요
그래서 윤성택님의 쓸쓸한 시 뒤에
한마디 덧붙이자면...
살짝 쓸쓸해질뻔했지만
피리님 방송들으면서
씁쓸한 에스프레소같던 아침이
좋아하는 달달한 커피같은 아침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벨 에포크-

 

口弦﹙原創妙子﹚The Chord

이 글은 2015.10.15 07:11 에 등록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