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커피
윤성택
갓 내린 어둠이 진해지는 경우란
추억의 온도에서 뿐이다
커피 향처럼 저녁놀이 번지는 건
모든 길을 이끌고 온 오후가
한때 내가 음미한 예감이었기 때문이다
식은 그늘 속으로 어느덧 생각이 쌓이고
다 지난 일이다 싶은 별이
자꾸만 쓴 맛처럼 밤하늘을 맴 돈다
더 이상 갈 수 없다 해도 우리는
각자의 깊이에서
한 그루의 플라타너스가 되어
공중에서 말라가는 낙엽 곁으로
가지를 흔들며 바람이 분다
솨르르 솨르르 흩어져 내리는 잎들
가을은 커피 잔 둘레로 퍼지는 거품처럼
도로 턱에 낙엽을 밀어 보낸다
차 한 대 지나칠 때마다
매번 인연이 그러하였으니
한 잔 하늘이 깊고 쓸쓸하다
<담아준 님/2015 10 14 벨 에포크>
안녕하세요 피리님
예쁜 시를 찾느라 또 늦었는데...
아무래도 방송 다하도록 못찾을 것같아요
그래서 윤성택님의 쓸쓸한 시 뒤에
한마디 덧붙이자면...
살짝 쓸쓸해질뻔했지만
피리님 방송들으면서
씁쓸한 에스프레소같던 아침이
좋아하는 달달한 커피같은 아침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벨 에포크-
口弦﹙原創妙子﹚The Chord
이 글은 2015.10.15 07:11 에 등록된 글입니다
'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 ♥아름다운 동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떤 기도/문성호 詩ㅣ소녀의기도/이선희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0) | 2017.09.03 |
---|---|
그래서/김소연(내가 가장 사랑하게 된 詩)ㅣKCM-하루가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0) | 2017.09.02 |
오늘은 그냥 그대가 보고싶다 /용혜원ㅣ사나이 눈물/나훈아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0) | 2017.09.01 |
그해 여름/김용택 詩ㅣ望春風(망춘풍)/童麗(동려﹚Watching at Spring Wind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0) | 2017.08.31 |
감정의 고독 -박정대 詩 ㅣ김목경 - 멕시코로 가는 길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0) | 2017.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