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보다 낯선 사랑/♧나의 인생 메모

친구가 주고간 선물 ㅣ 구름속을 산책하고 있을 친구...

Blue 탁이 2014. 8. 31. 16:50

(딱 만으로 6년전 서울수의과 대학병원에 입원하기 하루전에 잠든 쪼꼬의 스냅...

이것이 집에서의 마지막 모습)

 

내게 있어 8월의 의미는 열대야와 소나기,

그리고, 폭염...

 

이와같은 자연현상을 수반한 계절의 의미 이외에도

한가지가 더 있습니다.

 

내가 가장 힘든 시기에

항상 내 곁에서 친구가 되어주었던

쪼꼬가 생후 4년을 일기로

희귀병에 걸려 하늘나라에 간 달입니다.

엊그제가(8.28)

이녀석을 보낸지 5주년이 되는 날이었더군요.

 

 

한때,정식 노조는 아니었지만

주동자로 낙인이 찍혀

 

내가 속해 있는 계통에서

외면을 당하는것도 모자라

 

친했던 동료들마저

후폭풍이 두려워서인지

나를 꺼리고 멀리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시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방안에서 칩거를 하는일밖에 없을 때였습니다...

 

하루가 지나가면 갈 수록

하루가 다르게 폐인이 되어가고 있음을

스스로 감지하며

암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모든 희망이 사라진 눈동자엔

짜증밖에 남은게 없었는데...

 

그런나를...

항상 내곁에서

나와 함께 놀아주던 쪼꼬였습니다.

 

결국 죽어가는 모습마저

병원측의 연락으로 통보받았고

 

일생에서 가장 큰 실의에 빠져

눈물로 몇 달을 보내야 했었지요.

 

나는, 요즘은 눈물이 정말 없는데...

아마도

그때 평생 흘릴 눈물을 다 흘려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과학적인 근거를 제시 할 수 없기에

우연이었겠지만,

 

그때 눈물을 흘리면서

시력이 갑자기 좋아져서

그때부터 안경을 쓰지않고

일을 할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근시는 별로 심각하지 않았지만

난시때문에 항상 머리가 지끈거려서

안경을 써야만 했었거든요

 

어느날,

안경없이 사물이 너무 잘 보이길래

안과에 가서 측정했더니

 

난시가 사라진거였습니다.

 

요즘, 같은계통의 회사 동료들중에

30대 후반부터는 선후배를 막론하고

일할때 돋보기를 쓰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오로지 나만

안경없이 깨알같은 캐릭터 얼굴에

눈코입을 0.1 샤프로 그려넣고 있네요.

 

쪼꼬.....

살아있을때는 친구가 되어 주더니

죽으면서는

내게 이런 선물마저 안겨 주었네요.

 

나는 혼내고,때리고...괴롭히기만 한것 같은데......

 

또 우연이었겠지만

쪼꼬를 보내고

일주일인가 지난 어느날

복귀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어느때보다 좋은 조건으로...

 

 

쪼꼬...

내가 살아있는 동안 평생 안고갈 그리움중의 하나입니다.

 

지금쯤...

저 하늘 어딘가에서

구름속을 산책하고 있겠지요...

 

아직도......널 많이많이 사랑한다 쪼꼬......

   

_언제나 널 사랑하는 아빠가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