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보다 낯선 사랑/♥아름다운 동행

잊혀진 사람 / 우주.글| 사랑했던 사람을 추억하는 글...ㅣ김경남/님의 향기

Blue 탁이 2014. 4. 24. 07:18

 

 
아! 언제였었지 그날이....... 까마득히 잊혀간 사람.

한때는 그 추운 겨울날 바짓단에 고드름이 맺힌 줄도 모른 채
명동에서 청운동 집까지 두 손을 꼭 잡고 걸었던 그때 그 사람.

헤어지기 너무도 싫었던 까닭에
늘 그이가 멀어져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지켜봐야만 했던 그때 그 사람. 

 

그와 내가 현실의 조건 탓에자존심이라는 거추장스러운 멍에 탓에
그렇게 멀어진 지 십여 년 세월...

난 아직도 그이를 기억하고 가슴에 담아 간직했었나 보다.

오늘 명동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백화점 쇼 윈도를 나서는 그이를 보고서는 이내 그를 알아보았다.


바로 그 순간, 몸이 얼어 버리는 줄만 알았다.
잊힌 줄 알았는데, 잊은 줄만 알았는데...


그 사람의 곁에 해맑은 웃음을 함바 금이 머금은 채 손을 꼭 잡고 나오는
꼬마 아가씨가 참 귀엽고 사랑스러웠다.너무 행복해 보였다. 

 

정말이지, 정말이지 참 다행이었다.
정류장 가까이에서 전조등을 깜빡이며,
독일 명차에 오르는 그이와 꼬마 아가씨...

왜일까?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지는 건......


한참을 기다리던 버스가 몇 번을 지나쳐 가는 줄도 모르고
멍하니 하늘을 주시하다 그냥 터벅터벅 걸었다.

어느덧 동네에 다다르니 그 옛날 그때가 떠오른다.

살아가는 동안,
내내 간직할 나만의 소중한 기억들을 가슴에 묻어둔 채
오늘도 포장마차에서 한 잔 술에 나를 위로한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흐른 걸까...
어디선가 들려오는 클래식 음률...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였나...
다시 이어지는 시크릿 가든의 곡이
나를 더욱 가슴 시리게 한다. 

 

한참 동안을 나는 그렇게 근원지를 알 수 없는 음악에 젖어 

시간 가는 것도 잊은 채 하늘만 보며 앉아 있었다.

 

 

 

<잊혀진 사람/우주 일반인 작가의 감성 체험수기  >

 

 

김경남/님의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