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제작/블루 탁이
그 5월에/곽재구'님 詩
시낭송/블루 탁이
시를 추천해 준 님/알페지오
그리운 자운영'에 담았던 시
배경음악/사라 브라이트만-First of may
(파도&새소리:셀프 믹스)
녹음 시작일/2020.12.5(토) 오전 즈음
편집 소스/일본 애니 '구름의 저편'일부 캡처 영상,
나의 Daum 블로그 사용 이미지
그 5월에
곽재구
자운영 흐드러진
강둑길 걷고 있으면
어디서 보았을까
낯익은 차림의 사내 하나
강물 줄기를 거슬러 올라간다
염색한 낡은 군복 바지에
철지난 겨울 파커를 입고
등에 맨 배낭 위에
보랏빛 자운영 몇 송이 꽂혀
바람에 하늘거린다
스물 서넛 되었을까
여윈 얼굴에 눈빛이 빛나는데
어디서 만났는지 알지 못해도
우리는 한 형제
옷깃을 스치는 바람결에
뜨거운 눈 인사를 한다
그 5월에 우리는 사랑을 찾았을까
끝내 잊었을까 되뇌이는 바람결에
우수수 자운영 꽃잎들이 일어서는데
그 5월에 진 꽃들은
다시 이 강변 어디에
이름도 모르는 조그만
풀잡맹이들로 피어났을까
피어나서 저렇듯 온몸으로 온몸으로
봄 강둑을 불태우고 있을까
돌아보면 저만치
사내의 뒷모습이 보이고
굽이치는 강물 줄기를 따라
자운영 꽃들만 숨가쁘게 빛나고
<2014/5/5(월) 러브스토리 게시판>알페지오 올림
이 시를 처음 접할때 보다는
이 시를 위해 이미지를 만들고
시에 걸맞은 코멘트와 부연 설명을 만드는 과정에서
더 큰 감동을 받고
근원을 알 수 없는 그리움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곽재구 님의 시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서정적인 향취가 짙게 배어있는...
이 시를 대할 때면...
학창 시절...
길고 긴 봉생리 길...
도보로 통학하던 자갈밭 신작로길...
그 중간 지점에 있던 예당평야의 한 귀퉁이
채운교를 넘어 길고 지루하게 뻗어 있던
아지랑이 사이로 자운영 물결치던
원둑이 떠 오릅니다.
지금은 도로 공사로 인해 모두 사라졌지만,
사라졌기에 더욱 그립고 여운이 많이 남는...
blog.daum.net/anitaki/16878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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