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견디기 힘든
/황동규 詩
그대 벽 저편에서 중얼댄 말
나는 알아 들었다
발 사이로 보이는 눈발
새벽 무렵이지만
날은 채 밝지 않았다
시계는 조금씩 가고 있다
거울 앞에서
그대는 몇 마디 말을 발음해 본다
나는 내가 아니다 발음해 본다
꿈을 견딘다는 건 힘든 일이다
꿈, 신분증에 채 안 들어가고
삶의 전부, 쌓아도 무너지고
쌓아도 무너지는 모래 위에
아침처럼 거기 있는 꿈
<2014.03.09 06:50 ㅣ알페지오 올림>
어려서부터 몽상가였던 난 을 그림으로 대신하곤 했었다.
누군들 꿈을 꾸어보지 않았으랴만 난 아직도 꿈에서 단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꿈을 꾸되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실행의 노력이 따르질 못했다.
노트의 남은 여백, 종합장,교과서의 가장자리....
심지어는 누나들의 다 쓴 노트까지...
이 모든 것들은 나에게 캔버스가 되어 주었고
내가 꾸는 꿈의 스크린이 되어 주곤 했었는데...
난 그림만 그리는 건 재미가 없어서 그림에 맞는
글의 소재를 찾기위해 늘 골몰해야만 했었다.
하지만,
시골 구석에 좋은 소재가 있을 리는 만무
기껏해야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시행하던 사육신들의 시와
사행시, 교과서에 나오는 서정시, 서경시가 대부분이었는데
난 그마저도 항상 그림 위에 덧붙여서 나만의 화폭을 만들어 가곤 했었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소월님의 얄따란 시집 한 권을 얻게 되었는데...
한동안 소월님의 시를 내가 그리는 그림에 옮겨 적곤 했었다.
언젠가 시간이 허락한다면
한 번쯤 해보고 싶었던 걸 난 지금 하고 있다.
이런 시대가 올 줄은 전혀 예상할 수 없었지만 하얀 종이를 찾기 위해
항상 골몰해야 했던 어린날의 갈망과는 달리 종이와 연필 그리고 붓은 아니지만
CG 기술을 통하여 이미지를 만들고 글의 소재를 좀 더 편리하게 공급받고 있는 셈이다.
지금도 난 이미지를 만드는 것보다는 이미지와 어우러질 글을 고르는데
심력을 소비하고 있는 편인데 내가 고심하며 찾아 헤매야 할 소스들이
글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지인들의 수고로 인해
조금은 편리하게 나의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어
항상 감사할 따름이다.
비록, 직접적인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그 어떤 보수나 물질적인 영리를
얻는 것은 아니라 해도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할 수 있는
지금의 내 삶에 감사한다.
그리고...
.......................
사랑한다.
2014.04.09 06:50 ㅣ블루 탁이'적다
Crystal Gayle - When I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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