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 time
문성호 기행 에세이
처음 들어가 본 바다는 바지를 무릎까지 걷어올리고
장난치던 파도와는 달리 꿈틀대는 물결이 마치
살아있는 생물같습니다
그대로 바다에 통째로 삼켜질것같아 무서워서
서둘러 나옵니다
수평선을 향해 헤엄쳐 나가는 그 사람이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같아서 안절부절한 마음을
선글라스에 감추고 파라솔 아래 앉아있습니다
이른 남국의 해수욕장은 한산했고
수영객들은 인기없는 팀의 농구경기 관객처럼 드문 드문합니다
점점 썰물이 나가자 영영 돌아올것 같이 않게
수평선으로 헤엄치던 그 사람이 해안으로 헤엄쳐 돌아오는걸 보고
비로서 조여졌던 마음이 풀리는 듯합니다
물에서 걸어나오는 그의 머리는 물에 젖어 더욱 까맣고
나를 향해 웃어주는 이는 태양보다 더 하얗게 빛납니다
지금 이 순간
인생이 너무나 아름다워 왈칵 눈물이 핑돌지만
이또한 꿀꺽삼키고 주섬주섬 물건을 챙겨
잠시 우리에게 몸을 내어준 남국의 바다와 헤어져
내륙으로 들어갑니다 여기는 작년 초여름입니다
2013년의 초봄은 잘 오고계신지요
등록일시
2013.03.05 03:12 #아비정전사랑은있다'에서 발췌
2012년 여름이었죠...
남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해변에서
야자수 잎이 깔아놓은 그늘을
해풍이 이리 저리 어지럽게 옮기며
머리카락 사이를 부드럽게 통과해 나가는
나른한 평온이 차라리 슬프도록 아름다웠던...
그 섬 발리...
계획없이 여권 하나에 의존해서 친구와 함께 떠난 여행...
무엇하나 제대로 준비되지않아 당혹스러운적도 있었지만,
친구의 눈망울 속에 나의 행복이 얼비치고
가늘게 뜬 내 눈속에 친구의 웃는 모습을
가득 담을 수 있단 사실만으로도 우린 너무나 행복했었는데...
푸른 파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젊은날의 치기와 만용이 들끓어 마치 돌고래라도 된양
일렁이는 파도가 그려놓은 수막 너머로
파라솔에 앉아있는 친구의 모습이
아주 작게 보일때까지 헤엄쳐 나갔었지요.
어려서부터 수영이라면 자신이 있었는데...
나의 무모한 시위가 친구를 많이 걱정 되게 했었나 보네요.
다시 새는날이 오면...
쉴새없이 출렁이며 노래하던 그 남국의 파도속에
깊숙이 숨겨놓고 온 그리움을 찾으러
친구와 함께 여행을 떠날 것입니다.
아주 오래도록 ,아득히 멀고 먼 그리움의 끝까지....
-탁이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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