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나무의 안부
김택희 詩
우편 집배원은
내가 서명을 하는 동안에도
흰봉투에 새겨진 길을 살피느라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그가 건네 준
은행잎으로 만들었다는 푸른 알약들...
안부를 묻는 지인의 손길처럼 싱싱하다
물속 오지의 좁은 길까지
큰 혈관으로 혹은 미세혈관으로
길을 터 준다고 했다
요즈음 나는 가끔씩
자주 다니던 길 위에서
헤맬 때가 있었고
가던 길을 되돌아 오기도 했다
굽은 길 위에 서 있던
우편 집배원도 돌아간 어둑 저녁
은행나무 아래에 선
푸들푸들 바람 비벼 나누는 인사
잎 잎으로 뻗은 손 흔들고 있다.
동서남북 흩어진 지구인에게
안부를 묻고 싶어져
이 저녁 나는
키 큰 한 그루의 은행나무로 선다.
담아준 님ㅣ2014.11.25 그대만의 모닝
<위글은 2014.12.11 08:57 에 작성되었던 포스팅입니다.>
후리후리한 키에 서늘한 눈매를 가진 그대만의 모닝'누이가 오래전에 엄선 발췌했던 시'인데
다시 한 번 더 업그레이드 된 이미지와 교체한 배경음악으로 담아 보았습니다.
바람 한점 없는 겨울 밤...청솔밭에 같은 높이로 쌓여가는 흰눈처럼
시리도록 새하얀 피부에 상복처럼 짙은 검정색 비단 한복으로 마무리 된듯한
모닝'누이의 고혹적이고 섬칫하도록 뇌쇄적인 용모와는 상반되는 시'...
한결같이 애틋한 사랑과 그리움이 물씬 풍겨 나오는 누이의 추천시들입니다.
헤어나올 수 없는 시의 매력과 감성에 도취되어
계속해서 모닝누이의 발췌 시'로 포스팅을 작성하게 되었던것 같습니다.
즐감들 하시고 주위를 맴도는 이 후덥지근함은 밀려나는 여름의 아쉬움과 미련이라 여기고
웃음과 행복을 지향하는 삶의 양식으로 기꺼이 전송해 주기로 합시다.
감사합니다.
하 루 - 오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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