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밤 두 시에도 버스를 기다린다
황학주
버스를 기다린다
밤 두시 비로소 불을끄고
아주 조그맣게 남아서
한쪽으로 쓸쓸한 꽃같은 기도를
오래오래 가슴에 앉히며
내 빈 방의 구겨진 길로 달려오는
환한 차창의 버스를 기다린다.
풀뿌리 밑 같은 제일 낮은데를
홀로 적시고 있는
이 진창,이렇게 어둠많은 데를
그리운이여 찾아오고 있는지
밤 두 시 늦은 버스를 기다리면
묵묵히 견디고 있는
풀씨 파묻힌 마음 언저리
말이 되지 못한 채
사랑이 외로워지고
때론 모래를 등에 업은 듯
세월의 여전한 자취들이 무거워
세상을 다 헤매는 듯하다.
해명되지 않는 삶의 틈서리에 앉아
이 밤 고개를 들지 못하는 남자의
뒷등을 따뜻이 덮어줄 이여
흙 같은 살 한줌의 그리움이 깊고 부드러우면
이런 시간엔 반드시 어디쯤에서
내 사랑을 기다리게 된다
아직은 가질 수 없고
잊을 수 없는 사랑.
담은님/2014.11.05 ㅣ그대만의 모닝
고운님들의 고운글중에서 그대만의 모닝님께서 발췌해 올린 황학주님의 시를 준비해봤습니다.
시에 접목시킨 이미지는 국내영화이고 모랄 헤저드한 사랑을 다뤘기 때문에
19금에 해당하는 "그린체어"를 사용했습니다.
영화를 감상하다보면 불륜이긴 하지만 요즘 세태에 무뎌져서 그런지
이제는 익숙해져서 이질감을 잃은것인지 양심이 일깨우는 수치심을 느낄 수가 없었고
오히려 둘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램 이외에는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좋은글을 고른다는 것 좋은 시를 선별한다는 것 언젠가도 언급했지만
자신이 직접 쓰는것만큼이나 힘들고 정신적 에너지가 소비되는 일입니다.
그만큼 시나 글이 전하는 메세지를 읽을 수 있어야하며
글이 내포하고 있는 상징적 의미마저 느낄 수가 있어야 진정한 시의 음유 독자라고 생각합니다.
시와 글을 대하는 감각과는 무관하게 이미 취미가 숙성할대로 숙성해서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면 모르겠지만, 어느날 좋은 글이 필요해서 갑자기 찾는다는 일이
얼마나 힘든일인지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이해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대만의 모닝님이 그런 어려운 과정을 대신하여 엄선해서 올린 시를 그동안 꽤 탐독한 편인데,
시의 발체력에 대해서 놀라움을 종종 느끼곤합니다.
고병희의 애창곡 베스트 CD 1
01. 슬픈 인연
02. 초연
03. 오빠
04. 이별이야기 (feat. 박보선)
05. 어느 소녀의 사랑이야기
06.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
07. 순애보
08. 사랑이 지나가면
09.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10. 비가
11. 올 가을엔 사랑할거야
12. 환희
13. 비나리
14. 존재의 이유
15. 그때 그 사람
16. 천상재회
나란 사람 역시 생긴거와는 다르게 어린시절부터 시를 무척이나 좋아했고
아무래도 웅변을 전문적으로 배운적이 있었기 때문에 연사의 습성이 남아서 그런지
낭송하는것을 좋아하는 편이었습니다.
자유시,서사시,서경시는 물론 한시에 이르기까지
초등학교 시절부터 스크랩북에는 그림과 함께 빼곡히 적어놓고
외웠던것이 기억납니다,
하지만, 그토록 좋아해왔으면서도 막상 좋은 시나 글을 찾을때면
난감하기 짝이 없을만큼 좋은 글을 고르고 선별하는 일이란
여간 힘든게 아니었습니다.
이 작업을 얼마간 해 오면서 얕으막하게라도 얻을 수 있던 작은 심득은
시와 그림 음악은 비록 쟝르가 다르긴해도 알 수 없는
함수관계에 얽혀 있을거란 생각을 막연히 해보게 됩니다.
음악을 듣다보면 시가 생각 나고 시가 생각나면
이미지가 떠 오르곤 하니까요
어디까지나 이러한 성향은 개인차가 있겠기에
나만의 주관적 느낌으로 끝내겠습니다.
간단히 만들어서 올리고 출근하겠다는 계획은 꿈이 야무진 것이었고
금방 완성할 것 같았는데...
새벽시간을 결국 포스팅 한 페이지를 만드는데 허비하고 말았네요.
어쨋든 시간적 계산에는 착오가 있었다해도 나름대로는 만족을 느끼는
포스팅을 완성했음으로 가슴에 충만한 행복감을 안고 출근 할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좋은글을 엄선해 올려주신 그대만의 모닝님께 진심을 담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즐감의 시간들 되시고 갑자기 추워진듯한 한파에 단단히 대비된 복장으로
출근들 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2014.11.11 07:44 에 등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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