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보다 낯선 사랑/♥아름다운 동행

로컬 버스/김소연ㅣ LYn (린) - My Destiny - 별에서 온 그대 OST Part.1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Blue 탁이 2017. 8. 8. 10:47

 

로컬 버스 / 김소연

 

       버스를 한번 내릴 때마다
       환생을 나는 하고 있다

 

       몸 안 깊은 동굴에 머물던 짐승들이
       한 마리씩 앞 정류장에서 먼저들 내리고
       나는 한 정류장을 꼭 더 가게 된다

 

       먼저 내린 짐승 하나가
       꾸덕꾸덕 고개를 구부리며 길 없는 언덕으로 사라질 때마다
       태양은 칠흑을 천천히 지워버린다

 

       알현을 끝낸 신하처럼 어둠은
       뒤로 걸어 허리를 숙인 채 공손히 사라진다

 

       세워둔 배낭처럼 나는 허술하게
       잠도 없고 세수도 없이 먼지 옷만 차려입고
       버스 속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그러므로 나는
       사막 한가운데의 바오밥나무거나
       머리에 물 양동이 이고 집으로 가는 불가촉천민이거나
       땅속으로 기어 들어가는 코브라이거나
       잠시 빛 뒤로 숨는 별 하나다

 

       운전사가 버스를 세워놓고 갓길에서 노닥거릴 때
       귀가 간지러워 새끼손가락을 귓구멍에 넣느라
       이번 생도 잠시 걸음을 멈춘다 

 

2014/2/12(수)ㅣ벨에포크 옮김.  

 

허우적대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었던 시...
 
벨에포크님께서 혜안으로 엄선하셔서 옮겨 주신 시였기에 당연 깊이가 있을 수 밖에요... 
김소연님의 시중에 '그래서'란 시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김소연님의 시는 대체로 죽음의 적막보다 오히려
깊고 간절한 외로움,그리움이 배이 있는듯 합니다.
 
읽으면서 파리해 질정도로 처연해지다가 더이상 내려갈만한 공간마저 허용치 않는
맨 밑바닥의 그리움에 접하고 나면 삶에 대한 회의와 무상함이 가슴에 맺힌 응혈을 풀어주는듯한
한계점을 본 시이기도 하네요.(어디까지나 내 느낌) 
함께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고운날들 되세요^^

-이 글은 2015.07.21 03:46 에 등록된 글입니다-

 

 

[MV] Lyn() _ My Destiny(My Love From the Star

(별에서 온 그대)OST Part 1)

 

 

[OST] Lyn - My Destiny

( You Who Came From The Stars OST Part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