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보다 낯선 사랑/♥아름다운 동행

눈물이란 이름의 평행이론/벨 에포크 作ㅣMidnight blue - Michèle Torr/ Louise Tucker 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Blue 탁이 2017. 4. 26. 13:09

 

 

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이 감성 수필을 처음 발췌해 와서 포스팅에 담았을 때의 페이지를 가실수가 있습니다

 

 

Michèle Torr Midnight blue

 

 

 

눈물이란 이름의 평행이론

/문성호l담은이 '블루탁이'

 

친구에게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이번주에는 집에 혼자 있으니
놀러 오라는 정겨운 초대였다

퇴근길에 곧장 친구의 집으로 향했다
같이 나란히 앉아 TV속 등장인물들에 대해
조금은 건조한 얘기를 나누다가
친구를 안방에 남겨두고
나 혼자 친구의 방으로 갔다
10년전과 똑같은 방...


방안에 흐르는 침착한 공기와 오래된 책냄새

책장의 책들은 권수만 더해지고
모든게 예전 그대로인것 같았다

침대에 가만히 몸을 누이고 천정 형광등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단숨에 같은 자리에서 순간 이동이라도 하듯이
10년전의 그날로 돌아갔다.

 

 

한식날이었다
가족들과 아버지의 첫 성묘를 다녀오는 길에

불쑥 찾아간 나를 친구의 가족들이 둘러싸고
서스럼없이 보여주는 관심에 쩔쩔매고 있을 때
친구가 마치 어미닭이 병아리를
날개로 감싸듯이 안고서
자신의 방으로 집어 넣었다

아직은 냉기가 감도는 싸늘한 침대에
전기담요의 온도를 높이고
내 손을 이끌어 앉히고는 이불을 덮어 주었다


친구가 잠시 차를 준비하러 나간 사이
갑자기 밀려드는 피로감에
그대로 눈을 감아 버렸다

집에서 직접 만들었을 모과차를
받쳐들고 들어오던 친구가
마악 무슨 말인가를 하려다말고
잠시 그대로 서 있는 듯 했다

 

 

 

눈감은 채 누워있는 내 모습을
잠든것으로 알았는지
조심스럽게 방문을 닫고 나가는
친구의 발길을 붙잡지 않았다.

안방에서 벽넘어로 어렴풋이 들려오는
친구와 가족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들...

그리고,
간간히 들려오는 웃음 소리를 들으면서
무언가 뭉쳐있던 응어리가 풀리면서
까닭을 알 수 없는 편안함이 전신을 감싸왔다

정말이지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처음으로 편한하게 잠들 수가 있었다

 

 

아직은 어둠이 채 걷히기 전의 아침 여섯시...
침대에 이불을 단정히 개어놓고
조용히 친구의 집을 나섰다


약간 가라앉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친구에게
좀더 자라면서 나즈막히 안녕을 고했다


뽀얀 안개에 가려져 서서히 형체를 잃어가는
동네어귀 공중전화 부스를 뒤로하고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

이제는 아버지 때문에 더 이상은 울지 않아도 될것 같았다
아니,
이제는 더 이상 울어서는 안되겠노란 작은 다짐을 했었는데,

십년이 훌쩍 지난 지금
바로 그날의 그 자리에서
난 어느새 눈물이 양볼을 타고 흐르고 있다는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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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이란...

 

머릿속에 잠재한 채 축적 되어온

무형 에너지를 끄집어내어 생명을 불어 넣는것,

그러하기에 가장 고귀하고,아름답고,

가치가 빛나는 것입니다.

 

 

 

 

Midnight Blue - Louise Tucker

 

Michèle Torr - Midnight blue en Irlande

(7" Single version, 19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