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어 준다는 것.../박서영
저수지에 빠졌던 검은 염소를 업고
노파가 방죽을 걸어가고 있다
등이 흠뻑 젖어들고 있다
가끔 고개를 돌려 염소와 눈을 맞추며
자장가까지 흥얼 거렸다
누군가를 업어 준다는 것은
희고 눈부신 그의 숨결을 듣는 다는 것
그의 감춰진 울음이 몸에 스며 든다는 것
서로를 찌르지 않고 받아 준다는 것
쿵쿵 거리는 그의 심장에
등줄기가 청진기처럼 닿는 다는 것
누군가를 업어 준다는 것은
약국의 흐릿한 창문을 닦듯
서로의 눈동자 속에 낀
슬픔을 닦아주는 일
사람이 짐승을 업고
긴 방죽을 걸어가고 있다
한없이 가벼워진 몸이 젖어
더욱 무거워진 몸을 업어주고 있다
울음이 불룩한 무덤에 스며드는 것 같다.
2015/01/13 21:34:23 그대만의 모닝 올림
위 글은 기록한 날짜에 '그대만의 모닝'님이 매력이 넘치는 여성 CJ The 후 님께
이동원의 이별 노래와 함께 담아 주셨던
이 혹독한 겨울에 정감이 따스하게 우러나오는 듯한 그렇지만
고향의 어리숙하고 훈훈했던 옛 인심에 대한 향수가 느껴지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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