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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희 시낭송 - 그해 겨울의 연가/김병걸 詩

Blue 탁이 2015. 4. 28. 08:33

 

오미희 시낭송 - 그해 겨울의 연가

 

 

그해 겨울의 연가

 

김병걸 詩

 

 

 

내 시린 일상의 헤진곳을 깁어주던 당신,

그 해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어.

스토브 하나 갖지못한 내 청춘의 빈방에

살을 에이는 고독과 추위를 녹여 주던 건

당신의 체온이 담긴 편지와 사진 몇 장.

 

봄이 오면 내 당신을 업어주리라

그러나 내 호사한 사랑은

봄이 오기전에 늦가을 마룻턱으로 내 쫓기고

나는 날마다 조금씩 죽어갔다.

 

당신없이는 단 하루도 죽은 목숨

먹포도빛 산그늘이 흔들리는 벼루길을 꽃피고

새 울도록 오고가면서 그렇게 이별을 안 그 해 겨울.

 

아, 당신은 이제 낯설은 이름으로 내 아른 기억을 흐르고

당신은 내가 아는 어느 길목의 등불로 서서

내 그리움이 통곡하는 비를 맞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