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방송인 CJ 그날처럼 ㅣ TO.신청자 KTX
루즈 자국/KTX퇴근후에 딱히 할일이 없을때면
컴퓨터앞에 앉아
그동안 흐트러져 있던 데이터를
정리도 하고 음악도 듣는 똑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하루하루가 비슷하게 반복되던 어느날...
아내가 세탁 바구니를 옮기다말고
내 속옷을 들고 빠끔히 문을 열었습니다.
"타미 아빠~이게 뭐야?"
"뭔데 그래?"
"아뿔사!!저 선명한 다홍색 루즈자국"
지난 주말에 고향친구가
찾아오는 바람에
술한잔 하고 2차로 들렸던 안마 시술소에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나봅니다.
별로 내키진 않았지만
친구가 너무나 완강하게 조르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따라 갔다가
그렇게 되돌릴 수 없는
낭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잔머리 하면 나또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는 되었지만하두 경황없이 당한 일이라 그런지
그 순간 머리속이 갑자기 하얗게 변하면서심장의 피가 발바닥으로 가라 앉는듯 했습니다.
어떻게 둘러대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 못하면서
눈알만 이리저리 굴리다가
임기웅변의 실력을 어설프게 발휘하려는 찰라...
그때 아내 묘숙이가 나즈막히 말하더군요."빨간 색연필심 부러진게 팬티속에 들어가서 녹았나봐"그치 타미 아빠?"
[앗~! 가장 적절한 변명.....내가 해야할 말을 자기가 미리...]
"응? ...어어어!.....
그...그런것 같은데...
요즘 색연필심은 너무 약하드라...."
회사에서 지급되는 색연필중에
톰보우와 미쯔비시가 있는데
톰보우는 견고한 대신에 발색이 투박한 편이고미쯔비시는 부드럽고 고운 대신에
무르고 잘 부러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대신 변명까지 해주며 속아준 아내...그렇지 않다면 일종의 경고겠지요...
그날 이후...한동안 찜찜해서 일에 집중이 안되고 무거워진 가슴으로아내의 눈치를 살피면서 소심하게 생활하고 있지만...차라리 잘 되었는지도 모릅니다.매사에 좀더 신중하게 되었으니까요.
아아~나의 사랑,나의 아내 묘숙아
그냥 넘어가줘서 너무 고마워~
앞으론 ....앞으론....조심해서 비즈니스 할께...^^ -2013년 11월 22일 게시판에서 다시 가져옴-
<<사연 후기>>
친구이자 직장 동료가 어느날 회사 옥상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내게 푸념하듯이 얘기 하더군요
젊을 때는 나이트에서던, 술집에서던,
혹은 쳇을 통한 만남이던
여자를 쉽게 사귈 수가 있었던것 같은데
이제는 벼라별 짓을 다하고 노력해도 안 된다고요.
그래서 내가 생각나는 대로 말해 주었습니다.
모든건 때와 시기가 있는데
젊은 날은 젊음 하나만으로도 모든게 용서가 되고
그림이 멋지게 나올 수가 있지만
나이가 들게 되면
그 나이에 맞는 그림을 그려야 할거라고요.
젊을때는 그냥 쉽게 만나서
용솟음치는 젊음을 한껏 발산하고
서로의 열정을 나누는 가운데 교감을 느끼고
의기투합이 되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마음껏 뒤엉켜 누릴 수가 있겠지만
우리 나이쯤 되면 갖춰야할 조건이 많다고....
그러자 친구가 그 조건이 뭐냐고 되묻더군요.
그래서 대답해 주었습니다.
"돈,권력,명예...기타의 능력....
너무 물질만능주의적인 사고 같지만
사실이 그럴겁니다.
귀밑 머리가 하얀 사람이
여자를 만나서 대중교통인
시내버스를 이용해서 극장에 가고
걸어서 짜장면집에 가서 짜장면 먹고
그러면서 데이트 한다고 상상해 본다면
쉽게 좋은 그림이 나오질 않을겁니다.
나이를 먹는 다는건 그만큼 사회에 대한
책임도 막중해지고 커지지만
분수를 거슬러 스스로 서러움을 자초할 수도 있단 사실....
멋지고 잘생긴 연예인도 나이가 들면
배역이 바뀌고 연기파로 둔갑해야
그나마 스크린에 팔릴 수가 있습니다.
제 아무리 잘생기고 매력적인 용모를 가지고 있다해도
늙으면...그냥 늙은이 일 뿐입니다.
그 용모로 젊었을 때 처럼
여자들을 섭렵 할 수 있을거란 생각은
지나친 만용이거나 시대착오적인 진부한 발상입니다.
하지만,
늙으면서 본능도 같이 쇠약해져야 하는데
오히려 본능이나 욕구는 더 강렬해 집니다.
자신에게 남은 젊음이 고갈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늙었어도 남자는 남자고
그러하기에 여자를 탐하고자 하는 본능은
여전히 꿈틀댑니다.
정히 그럴때면
알뜰히 비자금을 비축해 두었다가
단무지가 아닌 싱싱한 야채를 섭취해 보는게 좋을듯합니다.
괜히 자신의 현주소를 망각하고
아직도 매력이 엄청 발산되는 줄 오판해서
괜히 여자들에게 껄떡 대다간 낭패를 당하기 쉽상일겁니다.
나도 앞으로는 기회가 오더라도
좀더 조심해서
내 남은 젊음을 시험해 볼 요량입니다^^
아내에게 들키지 않는 것...
그것 또한 배우자에 대한 에티켓일테니까요.ㅎ
사랑은/임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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