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CJ : 러브스토리 국장 '와인' ㅣ 신청자 W
<<2016 9 31 새글추가후 등록>>
정말 감명깊게 본 이 영화는 극장에서 본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케이블 TV의 여러채널 중에 한곳이었을 것입니다.
처음부터 다 보지도 못했습니다
여관에서 밤새 살을 맞대고 잠든 직업 여성의 담배 연기에 사내들려
콜록 거리며 눈을 떴을 때
별로 좋지않은 옛날 브라운관식 대형 티브이가 잠들지 못하고 혼자 깨어 뿌연 화질로 숨쉬던 영화
'뭐야! 여관에서 이딴 영화나 보여주다니' 짜증섞인 독백과 함께 돌아 누우려 할때에
켄케이드가 프렌체스카를 처음 만나는 작은 마을의 풍경에 서서히
촛점이 잡히기 시작해서 본 영화였습니다.
내가 하룻밤 신세를 지게된 여관은 낡고 허름한 오래되고 지저분한 곳이었는데,
이불에서는 눅눅한 곰팡이 냄새가 은은히 풍기고,벽천정 구석구석마다
선풍기에 나풀대며 빛을 이따금 쏘아 내는 거미줄 ...봉천동의 어느 산동네엿던걸로 기억이 돼요
두 실루엣이 요동치다 미련없는 정으로 떨어지고,
샤워조차 할 수 없는 화장실이었기에 제대로 씻지도 못했지만
어차피 동물적인 본능 하나만으로 술기운에 뒹굴었던 자리에서 느껴지는
진득한 정액 냄새가 아직도 남아 있고,
출처 불분명의 매케한 냄새가 담배 연기에 섞여
난로 연통의 배출구로 뚫어 놓은듯한 천정으로 새어 나가고 있었는데
그 구멍 사이로 별빛이 한 두개 지나가더군요.
살아오면서 한 두번 겪었던 고통도 아니련만
인생의 무게를 감당하기가 무척 힘든 시기였는데...
싼값에 불려온 늙은 매춘부의 늘어진 뱃살이 내 한쪽 옆구리를 지긋이 눌러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던 마비된 나의 감각...
실제 나이보다 많이 늙어 보이는 예쁘지 않은 직업 여성이
내가 잠에서 깨어난 것을 확인하자
요즘은 보기 힘든 성냥통에서 성냥을 꺼내어 담배에 불을 붙여
누워있는 나의 입술에 대어 줄 때마다 한 두 모금 도식적으로 빨아 넘기는 연기가
목젖을 뜨겁게 할때쯤 해서야 비로소 TV 스크린을 함께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영화가 끝나갈 무렵...그녀가 울었습니다.
나역시 눈물을 들키기가 싫어서 돌아 누워 버렸습니다.
사랑하던 여인의 혼수감을 함께 준비했던 지난 몇주간의 일들이 생각나서
더욱 서럽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가장 힘든 시기에 나의 아내가 되어 나와 함께 해 주었던 어리고 슬픈 공주님...
나에게 주어진 어찌 할 수 없었던 여건 때문에
내가 얼르고 달래어 다른 사람에게 보내야만 하는 심사라니...
그녀가 다른 사람과 덮고 잘 이불의 디자인을 함께 고르고, 가구들의 팜플렛을 함께 보면서
내가 못다한 책임에 대한 죄책감을 스스로 달랠때만 해도
이토록 처연하지는 않았었는데...아마도 꽤 긴 세월을 가슴앓이하고 나서야
하늘색이 파랗다는것을 알게 될것 같았습니다.
그 못견디록 힘들었던 시기에 본 영화'라서 더욱 이 영화가 내 가슴에 각인된지도 모르겠지만,
난 기어코 DVD를 구해서 날마다 날마다 시간이 날때마다 이 영화를 보았었네요.
그러다가, 몇 년인가가 흐른 어느날 밤,
와인님의 방송 타임에 별다른 신청사연없이 신청곡과 함께 올렸던 이미지입니다.
같은 이미지가 몇 개 더 되던데 그때 까지만 해도 나란 존재를 철저히 숨기는것이
내 하나의 관례이고 스스로가 정한 미덕의 철칙이었기 때문에
실수로 내 싸인을 이미지에 집어 넣었거나
뭔가 못미치는 불만 때문에 몇 개를 여벌로 준비했을 것인데
이곳에 먼저 올리고 러브 스토리 게시판에 옮겼던 것중에 숨겨졌던 이미지입니다.
PS. 와인님은 이 신청곡을 받자 백전노장답게 나머지 내용을 검색해서 정말 긴 이 영화의 줄거리를 모두
나레이션으로 읽어 주셨습니다. 그때 많이 감사하게 생각했던 마음...아울러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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