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보다 낯선 사랑/♣Blue 탁이 詩 낭송

시낭송ㅣ치자꽃 설화/박규리'님 詩ㅣBlue 탁이'낭송

Blue 탁이 2020. 11. 26. 05:05

 

영상 제작 편집/블루 탁이

 

 

치자꽃 설화/박규리 詩

시낭송/블루 탁이

박규리 님의 시를 알게 해 준 님/그대만의 모닝

2020.11.25 AM 11:20 녹음 시작

 

치자꽃 설화

 

박규리

 

 

 

사랑하는 사람을 돌려보내고

돌아서 계단으로 오르는 스님 눈가에

서러운 눈물방울 쓸쓸히 피는 것을

종탑 뒤에 몰래 숨어 보고야 말았습니다

아무도 없는 법당 문 하나만 열어놓고

기도하는 소리가 빗물에 우는 듯 들렸습니다

 

밀어내던 가슴은 못이 되어 오히려

제 가슴을 아프게 뚫는 것인지

목탁 소리만 저호롤 바닥을 뒹굴다

끊어질 듯 이어지곤 하였습니다.

 

여자는 돌계단 밑 치자꽃 아래

한참을 앉았다 일어서더니

오늘따라 엷은 가랑비 듣는 소리와

짝을 찾는 쑥국새 울음소리 가득한 산길을

휘청이며 떠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멀어지는 여인의 젖은 어깨를 보며

사랑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일인줄 알았습니다.

 

한 번도 그 누구를 사랑한 적 없어서

한 번도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야말로

가장 가난한 줄도 알 것 같았습니다.

 

떠난 사람보다

더 서러운 잿빛 등도

저물도록 독경소리 그치지 않는

산중도 그만 싫어,

괜시리 내가 버림받은 여자가 되어

버릴수록 더 깊어지는 산길에

하염없이 울며 앉았습니다.

 

-2014년 04월 /그대만의 모닝(은월) 올림-

 

 

치자꽃 설화/박규리ㅣ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는 님이시여 - 김연숙 (1982)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치자꽃 설화/ 박규리 ㅣ담은이 '블루 탁이' 치자꽃 설화 박규리   사랑하는 사람을 돌려보내고   돌아서 계단을 오르는 스님 눈가에   서러운 눈물 방울 쓸쓸히 피는 것을   종탑 뒤에 몰래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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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시 낭송은 박규리'님의 '치자꽃 설화'로 준비했습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먹는다고 했나요?

핸드폰 핸즈프리로 녹음을 진행하다 보니

마이크를 가까이 대면 입바람 콧바람이 너무 심하게 들어가고

너무 멀리하면 목소리가 갈라지더군요.

 

다이소에 가서 싼 거 하나 구하려다가 

집 근처 오피스 문구에서 로지텍 마이크를 샀습니다.

마이크로는 처음 해 본 녹음입니다.

영상 작업을 하던 중에...

챙피해서 이 내용은 적지 않으려고 했는데...

자꾸만 눈물이 나오려구 하더군요.

너무 몰입해서 감정이 격앙되었었나 봅니다.

이상하게 이 시의 내용이 상상 속의 스크린에 선명하게

그려지더군요.

매정하게 옛 연인을 돌아서는 스님의 처연함...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이별 앞에 

오열하는 여인...

그만큼 이 시가 전하는 메시지의 파급력이 강력한 것이겠지요.

여류 시인의 시를 낭송한다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가 않네요.

하지만, 너무 좋아하는 시라서 시도해 보았습니다.

잠시라도 내려놓고 편안하게 쉬어 가시기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