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usic & Story/★국내가수 모음

나훈아/머나먼 고향(1972년 MV)&아리수 라이브ㅣ해병대 포항 2차 훈련소에서 동기들과 부르던 노래

Blue 탁이 2018. 2. 21. 18:32

 

 

머나먼 고향

 

 

 

나훈아

 

 

 

 

머나먼 남쪽 하늘 아래

그리운 고향
사랑하는 부모형제

이 몸을 기다려
천리타향 낯선거리

헤매는 발길


한잔 술에 설움을 타서 마셔도
마음은 고향 하늘을 달려 갑니다

천리타향 낯선거리

헤매는 발길
한잔 술에 설움을 타서 마셔도
마음은 고향 하늘을 달려 갑니다

 

 

 

 

하나의 자부심이 되기도 했지만 내 일생의 트라우마에 악몽이기도 했던

해병 시절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을 그닥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노래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피해갈 수가 없네요.

진해에서 6주간의 지옥 훈련을 해군 신병들과 함께 마치고

삼박 사일의 휴가를 마친후에 들어선 포항 해병대 신병 훈련소...

밤새워 나열해도 다 말 할 수 없는 수 많은 에피소드가 있지만,

모두다 각설하고,

 

포항에는  훈련소를 감싸듯이 포진해 있는 시궁창이 있었습니다.

그곳을 죽도 시궁창이라고 했는데...그곳을 포복으로 몇 바퀴를 도는 정규 코스가 있습니다.

하나의 전통처럼 반드시 거쳐야하는 훈련...

 

정말 눈물 나지요.

온몸에 진득한 시궁창의 악취가 진동하는 검은 진흙같은 것을 뒤집어 쓰고

낮은 포복 누워포복,엎드려 포복으로 몇 바퀴 돌고나면

하늘이 노래지고 살아 있다는 것이 서럽다는것 말고는 아무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그런다음 연병장에 사열해 놓고 훈련 교관이 주로 합창으로 시켰던 노래가

가수 진방남'님의 '불효자는 웁니다'와 이 노래 나훈아의 '머나먼 고향'이었습니다.

합창소리가 작으면 다시 기어 들어가야할 시궁창이다보니 목이 터져라 불렀지만

내 앞 뒤 옆 전우들이 모두 눈물을 펑펑 쏟으며 악을 쓰며 부르더군요.

중학교,고등학교때도 참 좋아하던 노래인데...

그런 기억때문인지는 몰라도 한동안 회피하던 노래이기도 합니다.

 

 

 

나훈아/머나먼 고향(1972년 MV)

 

 

 

 

내가 해병 복무 기간중에 가장 힘들었던 것...

 

그것은 무자비한 훈련도 다른 그 어떤것도 아니었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구타...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구타를 당한 후의 소감은...

 

내가...이렇게 맞고도 안죽는구나!

내가 아직 살아 있구나 신기하다!

사람 목솜이란것이 참으로 질긴 것이구나!

 

동기중에는 이렇게 말하는 전우도 있습니다.

자살하고 싶었는데...맞는 것이 무서워서 못했다!

 

그랬으니...세상에 무서울것이 더이상은 있을리가 없었겠지요.

간혹 개병대'라고 불리는 선후배들도 있는데...

그때 잘못 몸에 밴 트라우마 때문일것입니다.

 

수많은 역사적 불가능의 전설을 기록한 해병대에게는

구타의 비밀이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나훈아/머나먼 고향ㅣ아리수 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