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보다 낯선 사랑/♥아름다운 동행

가을밟기/은월(바다에 숨은달) ㅣ 생활 수필ㅣ가을 편지-이동원/최양숙ㅣ그리움보다 낯선 사랑

Blue 탁이 2014. 10. 26. 20:46

가을 밟기/은월 (隱月) 그대만의 모닝 ㅣ감성 수필

 

가을 밟기/은월 (隱月) 그대만의 모닝 에세이

 

따르릉~

이제는 하루에 몇 번인지 손꼽힐 정도로 가끔 한 번씩 울려 줌으로써

건재함만 보이는 집 전화기가 울렸다.

수신자 표시도 되지 않는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오래된 전화기

 

언제 부터였지...수진사 표시로 상대방의 통화목적은 외면한 채

내 호불호로만 결정되는 통화가 지극히 이기적이지만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습관

 

실상이 그렇다보니 가끔씩이지만 울리는 집전화는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관공서는 고사하고 친절함에 거절하기도 힘든 앙케이트 설문 조사...

그래서인지 벨소리도 집안일을 하며 내는 소음보다 작게 해놔

거의 묻혀 버릴때가 많은것 같다

 

그 전화로 아주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친구와 통화를 하고

서울 보다는 좀더 빨리 가을이 와 버린것 같은 곳에서 점심을 먹고 오는 길...

 

바람끝을 잡을 수 없는데 어디선가 은근 시원한 바람에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서로의 입에서는

'가을이긴 가을이구나...'라는 말들이 연신 터져 나왔다.

 

앞선 사람들의 발길 탓이려니...서둘러 떨어져버린 갓 여문 은행들이 길가에 너저분 했는데

빠른 걸음으로 은행나무 밑으로 간 친구가 선이 예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구두로

으깨어지지 않은은행을 골라 밟는 모습을 보며 뭘까? 저 모습은...

 

배달되어 온 박스를 열었을 때 에어비닐에 집착을 보이는 내 모습이 저럴까...

 

적막한 시간...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한 손에는 커피잔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에어비닐 놀이에 심취했던

그때 모습이 클로즈업 되어 다가온다.   

    

 

 

나도 가을을 밟든지 만지든지 하러 나가 보려합니다 제한된 공간에서 누릴 수 있는 계절이란...      

 

옥죄어 오는 답답함과 압슬같은 억눌림 말고는 없는듯 하네요. 

월님의 자작글로 가을과 마주한  사람들의 감성을 대변해 보았습니다. 

아직은 중년의 촉촉한 감성이 살아있는듯한 수필 특유의 메세지가 너무나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하면서 

이미지를 완성하며 만지고 쪼개고 하는 동안 다시 한 번 되뇌여 읽어 볼 수가 있었던 글입니다.

런데...지금 나만의 감성에 취해서 그리 생각하게 된걸까요...많이 고독해 보이시네요. 

글에서 풍기는...어느 부위에서 새어나온 향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왜,...외로움짙은 회한의 향기가 느껴 지나요?아무래도 나만의 가을은 아니었나 싶네요. 

은월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가을밤의 정취를 찾아 나도 어디든 떠나보렵니다.

좋은 나날 되시길...

 

 

 

 

 

 

가을편지-이동원

 

 

 

 

최양숙 - 가을 편지 (1971 초판) 고은 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