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아픈 후회
황지우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완전히 망가지면서
완전히 망가뜨려놓고 가는 것
그 징표 없이는
진실로 사랑했다 말할 수 없는 건지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이동하는 사막 신전
바람의 기둥이 세운 내실에까지
모래가 몰려와 있고
뿌리째 굴러가고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
말라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린다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
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들어오지는 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끝내 자아를 버리지 못하는
그 고열의 神像이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으므로
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본 적이 없다는 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한 번도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시집 [어느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거다] 문지. 1998年
담아준 님 ㅣ 2013.12.5 알페지오(벨 에포크)
칠갑산의 정상에서 느꼈던 자연의 싱그러움이 아직도 뺨을 스치는 바람결에 남아있는듯 합니다.
마치 어제의 그바람인듯이...
그다지 규모가 큰 산은 아니었지만 충남에 위치한 산치고는 웅장한 산림으로 이루어졌더군요
그 울창한 나무들 때문에 산 아래 경치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는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바로 발치에서 만개한 칠갑산 철쭉이 신비로운 자태로 발길을 잡았습니다.
감기 기운과 함께 한 산행이었기에 녹초가 되긴했지만 죽음처럼 깊은잠에서 깨어난 육신이
기러기의 깃털처럼 가뿐하게 느껴져서 그 가벼움이 다 할때까지
한참동안을 그대로 방치하며 누워 있었습니다.
산행도 마쳤고 게으름도 유감없이 누렸으니 이제 출근해야겠네요.
다녀가시는 모든 님들...행복한 시간 되세요^^
2014.04.21 20:21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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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갑산 철쭉
칠갑산 음지에서 뒤늦게 눈을 뜬 벚꽃
칠갑산 철쭉
회사 옥상의 진달래
회사 옥상의 진달래2
아름답기는 하지만....
왠지 도심지에 피어난 꽃들은
수족관의 물고기처럼
자연을 못내 그리워하는듯한 고독이 느껴지네요...
언젠가 퇴근길에 MTB로 경유한 한강에서 .....
위 글은 2014.04.21 20:21 에 등록된 글입니다.
이미 오래전의 포스팅인데 새롭게 업데이트해서 준비했습니다.
이 블로그의 부주로서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신 벨 에포크'님의 자취를 오래전에도 많이 느낄 수가 있네요.
벨 에포크님은...
혼자 독학으로 3개 국어(영어,중국어,일어)를 마스터해 전문적인 직장에서 활용하고 계신 커리어 워먼이기도 합니다.
비가 새벽부터 추적추적 내리더니 지금은 햇님이 밝은 웃음을 짓고 있더군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가 되길 모든 다녀가시는 님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비너스 전기 ost/Joe Hisai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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