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나는
이해인
누구나 한 번쯤은 번민하고 두려워 하면서도
너무나 궁금하고 경이로왔을 천국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천국이란 의미는 모든 생명체가 바라는
최고의 소망이자 궁극적 이상이겠지만
천국이란 결국
죽음 이후에나 갈 수 있는 입증 되지 않은 장소다.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다양한 종교들의 공통점 역시
사후 세계에 대한 일종의 약속이다.
나는...
천국의 경치는 거대한 화원속 같은곳이라고 생각한다.
옛날부터 전래되었거나
사람들에게 구전에 구전을 거쳐서 듣게 되는
사후 세계의 공통점은 꽃과 연관이 많다.
이승과 저승의 갈림길을 헤매다 돌아온 사람들...
몇일 혹은 몇 달 ,몇 년동안을 혼수 상태에 빠졌다가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한 사람들의 말중에는
끊임없는 꽃길....꽃밭을 헤매다가 어딘가에 빠지는 순간
깨어났다고 하는 비슷한 말들을 많이 한다.
난 실제로 경험자에게 들은적도 있다.
그것말고라도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천상의 풍경은 반드시 꽃으로 도배를 한다.
꽃이 생명의 시작점이라서 그런걸까....
천국에도 계절이 있다면 봄이라고 생각한다.
봄하면 무엇을 제일 먼저 떠올리는가....
꽃이 핀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난 4월이 싫다,슬프다,두렵다......
4월이 너무나 좋아서...그래서...
지는 꽃잎처럼 서서히 세월에 잠식 당하며 떠밀려 가는
너무나 짧은 생명을 가진 4월에 전율을 느낀다.
어머님은 꽃을 무척이나 좋아하신다.
어쩌면 이 사실을 마을 사람들조차도 모를 수가 있지만
난 알 수 있다.
사실 6남매중에서 어쩌면 내가 꽃을 제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형제가 많아도 연중에 모두 모일 수 있는 날은
딱 두 번인데.
어머님,아버님 생신...
아버님은 봄이고 ,어머님은 섣달 그뭄께쯤인데
고향집에 가면 이리저리 오가며 꽃에 카메라 들이대기에 바쁜건
나밖에 없었던것 같다.
몇일 전 부터의 쌀쌀한 날씨가 너무나 얄밉고 원망 스러웠다.
한차례 쏟아진 비의 후유증을 타고 거세게 치달려 온 꽃샘 추위가
몇일은 더 버틸 수 있는 벚꽃들을 거의 다 낙화 시켜 버렸다.
사람들마다 조금씩의 다른 견해나 느낌을 가지고 있겠지만은
난 꽃을 보면 천국을 연상한다.
어머님의 얼굴과 손길을 느낀다.
그리고 봄속에 너무 깊이 동화된 나의 모습을 본다.
Un Fiume Amaro / Iva Zanic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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