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 나호열
가끔씩 나는 옷섶에 손을 넣어본다
심장이 뛰고 있는 지
마치 우편함 속으로 손을 밀어 넣을 때
약간의 금속성 차가움
다음에 찾아오는 홍조처럼
팔딱거리는 먼 발자국 소리
봄이 언제 단번에 달려오던가
보여줄듯 말듯 앵도라져 몇 번 뒷걸음 친 후에
그만큼 애꿎게 한 사내를 불 지르지 않던가
가끔씩 나는 심장 속에 손을 넣어본다
새 싹이 돋았는지
무슨 꽃이라도 몇 송이
묶어볼 요량으로 더듬어 보다가
불량한 짓거리 들킬 때처럼
화들짝 꼬집어보는 봄날의 꿈
이미 가고 없는지
다시 오기는 하는지
2014.04.06 그대만의 모닝 올림
어제는 광주 6월 민주항쟁의 실화를 바탕으로 아픔을 다룬 영화
'택시 운전사'를 보기위해 극장으로 직접 출발하느라
회사 책상에서 챙기지 못한 물건들이 좀 있길래 새벽 일찍부터
회사에 출근아닌 출근을 한 오늘이었습니다.
일을 하기위해 출근 한건 아니지만,그래도 회사에 나왔으니 뭐라도 해야겠다시퍼
일거리를 꺼내서 책상에 펼쳐놓고 콘티도 앞뒤로 훅업을 맞춰보고,연필도 깎아보고...
혼자 있는 사무실에 에어콘을 북극처럼 가동시켜놓고 억지로 억지로 일거리에 손을 대 보았지만,
그냥 퇴근하는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라는 결론말곤 얻은게 없네요.
베란다가 왜 이리 시끄러운걸까? ...아까부터 고막을 자극하는 고주파의 저 소리...
담배 한까치를 빼어물고 베란다에 나가 보았습니다.
건물 주변에 나무들도 많은데...왜 하필...
작은 매미 한 마리가 어떤 경로를 통해 베란다에 입성한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싱그러운 나무숲을 발치에 두고 손도 댈 수 없이 뜨거운 유리창에 앉아서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습니다.
벌써 사라질 준비를 하는 건가?...
아직도 계절은 멀기만 한데...
조심스럽게 매미를 크리넥스로 감싸듯이 잡으려 했지만 여러번을 실패하고 나서야
포획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는 불숨같은 열기가 훅훅 들어오고 있는 베란다 창틈으로 매미를 날려 보냈어요.
한참을 죽은듯이 추락하던 매미가 근시가 심한 내 육안으로도 식별이 가능할 만큼
힘차게 활공을 시작했습니다.
저 작은 미물이 날 생각해 주기나 할까...입가에 씁쓸한 웃음...
그래도 한 번 탠 목숨이니 사는날 까지는 살다가렴....
<2017 8 6 오전 9시30분 수정후 덧붙임 글>
Flames of Desire OST - Girl's Day Sojin
- 우리 사랑 이대로 (Our Love Like 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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