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6일 금요일 밤 달보드레 방송국 방송 중 리코딩 캡처 편집 제작 영상>
낭송인/cj 고요 박애경
신청인/방랑시인
낭송 시 ㅣ 사평역에서/곽재구 詩
영상 앤딩 배경음악/더 원-겨울 사랑
협찬/달보드레 방송국
이미지 지원/오늘도 행복하세요 Daum 블로그 주/소중한(숙이)
沙平驛에서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 시린 유리창마다
톱밥 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 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섦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 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 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창비시선 40, 곽재구 시집 '사평역에서',1983
곽재구의 '사평역에서'라는 시에서 나오는 사평역은 이 역이 아닌 가상의 역이다.
시 <사평역에서>는 1981년에 나왔으며 사평역은 2009년에 개통했으므로
둘 사이에 전혀 관련이 없다.
또한 시에서 나오는 사평역의 한자 역명은 砂가 아니라 沙를 쓴다.
위 정보 제공하신 님/CJ고봉(daschristentum)
달보드레 방송국의 국장인 CJ 고요 박애경'님의 방송 중
낭시를 동영상으로 담아봤습니다.
단락이 나눠지는 부분에서 좀 더 공간을 확실하게
띄워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것만 제외하면 정확한 발음, 깊은 감수성의 전달,
모두 훌륭해 보입니다.
감히 평가할 수 있을 만큼의 관록을 가지고 있느냐고
누군가가 질문을 던진다면
그렇다고 대답을 할 수 있는 자신이 있습니다.
각설하고요...
지금은 사라진 방송방이지만, 한때 러브스토리에서 인기 CJ로
활약했던 고요'님의 방송방을 개설했을 당시에 캡처 리코딩했다가
만들었던 영상입니다 즐거운 감상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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